[문화 스케치]『배우 정년은 50년?』

  • 입력 1997년 3월 25일 08시 37분


[김순덕 기자]

○…「배우의 정년은 50세?」. 지난해 말 출범, 24일 7명의 배우단원을 뽑은 서울시립극단에서 정년을 50세로 한다는 내규를 두고 있음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때문에 이번에 오디션을 통해 뽑힌 박봉서씨(49)는 입단 9개월만에 극단을 나와야할 입장. 이에 대해 시립극단 여무영총무는 『세종문화회관 산하 시립단체중 교향악단과 국악단을 제외한 모든 단체의 정년규정이 50세이므로 어쩔수 없다』고 설명.

○…이같은 정년 50세의 규정은 국립극장의 경우 배우들의 정년규정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비추어 「난센스」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실제로 95년 칠순기념공연을 가진 백성희씨가 지도단원으로 매일 출근하고 있고 올해 칠순공연을 가질 예정인 장민호씨도 최근 연극 「태」에서 탄탄한 연기를 보여준데 반해 「배우로서는 청춘」인 50세의 나이에 무대를 내려와야 한다는 시립극단의 규정은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게 연극계의 지적.

○…한국연극협회 정진수이사장은 『영국의 명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팔순의 나이에도 명연기를 펼쳤다는 것은 차치해놓더라도 준공무원이라고 할 수 있는 시립극단에서 50세를 정년으로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하게 비판. 연극계에서는 『개별 시립단체 출범때부터 존재했다는 50세 정년규정을 이제 막 출발하는 시립극단에까지 적용한 것은 「새로 태어난 예술」이 「낡은 행정력」에 끌려가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성토하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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