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축농증, 한방으로 80%완치… 경희대 정규만교수

  • 입력 1997년 2월 25일 20시 13분


[김학신기자] 걸핏하면 감기에 걸리고 코를 훌쩍거리는 아이들의 만성축농증은 80% 이상 한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경희대 한방병원 정규만교수(소아과·02―958―9167)는 지난 2년간 이 병원을 찾은 18세 미만의 청소년 환자 71명을 한약으로 치료했다. 이중 59명(83%)이 완치됐고 10명(14%)은 증상이 호전됐다. 증상이 나아진 환자는 X선 사진에 나타난 염증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축농증의 정확한 의학 용어는 부비동염. 콧속의 뼈 사이에 부비동이라 불리는 작은 공기주머니들이 있는데 이곳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흔히 급성축농증을 감기로 잘못 알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만성축농증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코막힘 콧물 기침 가래 두통 재채기 등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축농증을 오래 앓은 아이는 주의가 산만하고 학교성적도 떨어진다. 뇌와 눈에 가까운 부비동의 염증 때문에 쉽게 피로를 느끼고 정신집중도 잘 안되기 때문이다. 정교수는 X선 사진으로 축농증이 확인된 청소년 환자에게 염증을 치료해주는 선방패독탕(仙方敗毒湯)과 면역력을 높이는 보폐양혈탕(補肺養血湯)을 복용시켰다. 또 콧속에 약을 뿌리는 외치(外治)법과 침을 놓는 보조수단도 병행했다. 치료기간은 3∼34주가 걸렸는데 60% 이상이 3개월 내에 치료효과가 나타났다. 정교수는 『어린이 환자는 축농증 수술을 해도 감기에 걸리면 쉽게 재발하기 때문에 치료하기 까다롭다』며 『한약을 먹이면 입원할 필요가 없고 밥맛도 좋아지며 감기 복통 설사에도 잘 견딘다』고 말했다. 만성축농증은 부모나 아이도 잘 모르고 지나치는 수가 많다. 그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축농증을 의심해보라고 충고한다. △몸에 열이 있어 잘 때 이불을 걷어차거나 찬 것을 좋아한다 △감기에 잘 걸리고 코가 막히며 재채기를 하고 콧물을 달고 다닌다 △콧물이 목안으로 넘어간다 △이유없이 머리가 아프고 의욕이 떨어지며 피곤하다 △아침에 한쪽 코를 손으로 막고 숨을 쉬면 호흡이 곤란하고 답답하다 △편도선염으로 목이 자주 붓는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