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2세들,한무대 섰다…뮤지컬 「해피 엔드」

  • 입력 1997년 2월 18일 20시 11분


[김순덕 기자] 배우 전무송씨의 딸 전현아씨(24)와 김금지씨의 아들 조성덕씨(28)가 뮤지컬 「해피 엔드」에서 「적」으로 만났다. 이들은 각각 아버지와 어머니가 95년 봄에 공연된 연극 「남자 죽이기」에서 죽고 죽이는 사이로 출연한 적이 있어 2대에 걸쳐 「연기의 가업」을 잇는 셈이다. 『사실은 「적」도 못됩니다. 현아씨는 주인공이지만 저는 이 작품으로 데뷔한 완전초보인걸요. 제가 경찰역으로 나와서 구세군 선교사역의 현아씨를 체포하려다놓치는 정도지요』 그래도 자기가 없으면 연극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조씨의 얼굴은 아버지 조순형의원을 쏙 빼닮았다. 배우 조성덕을 모르는 관객이라면 『조의원이 연극에 출연했나』하고 놀랄 정도.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이 작품은 구세군여선교사가 조직폭력배들을 선교하려다 행동대장과 사랑에 빠지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여기서 전씨는 주인공 주영원역을, 조씨는 조직폭력배를 잡기 위해 등장하는 경찰역이다. 올해 한양대 대학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는 조씨는 신인치고는 데뷔가 좀 늦은 편이다. 그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연기밖에 없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기 때문』이라며 남들은 「김금지의 아들」로 보지만 자신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무대에 나가기 전에 「남자죽이기」에서 어머니와 전선생님이 싸우던 장면을 떠올리면 웃음이 나서 긴장이 풀리더라』고 들려준다. 언젠가는 전씨와 주인공으로 마주 서겠다는 바람도 지니고 있다. 이에 비해 주인공 전현아씨는 93년 뮤지컬 「님을 찾는 하늘소리」로 데뷔, 지난해 연극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로 호평을 받는 등 탄탄한 연기의 길을 걷고 있다. 연극계의 「대표적 음치」로 소문난 아버지와는 정반대로 데뷔때부터 뛰어난 노래솜씨로 눈길을 끌었다. 『아버지에게 누를 끼치지 않는 게 첫 목표였지만 이제 아버지를 넘어서는 것으로 높여 잡았어요. 그것이 오히려 효도라던데요』 전씨는 『성덕씨와 출연하는 것을 본 아버지가 2세배우와 그부모가 함께 출연하는 작품을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서울 동숭동 바탕골소극장에서 3월말까지. 02―745―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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