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성석제씨, 단편모음집 「재미나는 인생」 펴내

  • 입력 1997년 1월 20일 20시 13분


「鄭恩玲 기자」 시인이자 소설가인 성석제씨(36)가 짧은 소설 모음집 「재미나는 인생」(강출판사간)을 펴냈다. 아주 짧은 것은 원고지 3장분량, 길어야 40장을 넘지 않는 소설속에서 성씨는 캐리커처를 그리듯 요지경속같은 일상의 속내를 드러냈다. 성씨가 들여다본 인생의 여러 단면들은 결코 책 제목처럼 재미나는 것이 아니다.뇌물 거짓말 폭력 무질서 권위주의 등 삶을 불쾌하게 만드는 일상의 부조리에 대해 성씨는 목청높이고 핏대세우기보다는 시치미 뚝 떼고 촌철살인의 익살을 부린다. 「재미나는 인생2―뇌물」편에서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붙잡힌 친구때문에 졸지에 전세금 20만원을 뇌물로 바친 청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단속경찰에게 뇌물을 찔러넣어 사태를 무마한 친구가 『한번 부는데 이십만원짜리 기계, 불어나 보자』며 음주측정을 하자 결과는 「0.00」. 고장난 기계였지만 그렇다고 경찰의 주머니에 들어간 돈이 다시 나오지는 않았다. 이날의 뼈아픈 경험을 통해 주인공이 교훈삼아 정리한 「뇌물수수의 법칙」이 가관이다. 작가 성씨는 전업작가가 되기 전까지 6년간 재벌기업 홍보실 직원으로 일했다. 넥타이부대로서의 생활경험과 술자리에서 만날 때면 그에게 『사는 게 이런 것』이라며 우스개를 섞어 털어놓는 동년배들의 경험담이 「재미나는 인생」에 녹아있다. 『공격받는 사람이 공격당하는 줄도 모를 만큼 절묘하게, 그러나 독자들의 정서에 충격을 주는 풍자를 구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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