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포교상 수상 숭산스님,『한국禪은 세계적 보물』

  • 입력 1997년 1월 17일 20시 19분


「金璟達기자」 『세계 사상의 흐름이 인간성 회복으로 그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의 선(禪)은 세계적인 「보물」과 다름없습니다』 30여년동안 한국불교를 해외에 널리 포교하는데 앞장서 온 공로를 인정받아 17일 만해 포교상을 수상한 서울 화계사 조실 崇山(숭산·70)스님은 한국불교의 세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대 서양사회에서는 기형적 삶의 증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인간성 회복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비적인 티베트불교와 형식에 치우친 일본불교에 비해 생활속에서 평상심(平常心)이 도(道)임을 일깨우는 한국선이 인간본성과 가장 부합하기 때문에 관심대상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지적은 스님의 말처럼 『오랫동안 세계 각지를 돌며 외국인들에게 한국선을 전파하는 가운데 얻은 또 하나의 깨달음』이어서 한국불교계가 귀기울일 만한 대목. 숭산스님은 1966년 일본 도쿄에 조계종 재일(在日)홍법원을 설립한 뒤로 그동안 미국 폴란드 옛소련 프랑스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32개국에 1백67개의 법당 및 선방을 설립했다. 그동안 숭산스님은 60여명의 스님과 7백여명의 법사 등 외국인 제자를 배출했고 신도수는 5만여명으로 늘어났다. 『5년전 한국을 찾는 외국스님들을 위한 수련도장으로 화계사내에 국제선원을 건립했습니다. 매년 여름과 겨울 결제때 30여명씩의 스님들이 찾아오는데 입식문화에 익숙한 탓에 좌선을 할 때 눈물을 흘려가며 고통을 참아내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죠』 지금도 미국과 유럽 러시아 남아프리카 등지에서 찾아온 32명의 스님들이 매일 오전3시반에 일어나 1백8배를 올리며 일과를 시작해 선공부에 전념하고 있다고. 평양출신으로 동국대를 다니다 1949년 수덕사에서 滿空(만공)스님의 제자인 朴古峰(박고봉)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숭산스님은 해외포교활동을 하면서 영어교재로 사용한 「선의 나침반」을 비롯, 「오직 모를 뿐」 「산은 푸르고 물은 흘러간다」 등 우리말과 영어로 된 20여권의 저서를 짬짬이 펴냈다. 숭산스님은 『당분간은 중국과 태국 홍콩 등 동남아를 다니는 일 외에 국내에서 한국 불교가 국제적 안목을 갖고 현대적 포교를 해나가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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