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에도 감원바람…순복음교회 목사등 45명 보직해임

  • 입력 1996년 12월 12일 11시 32분


기업체에 이어 종교계에도 대량감원바람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단일 최대교회인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당회장 趙鏞基)는 최근 목사와 전도사 등 전체 교역자 7백여명 중 45명을 전격 보직해임했다. 이번에 해임된 한 전도사에 따르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11월 해당자들에게 감원을 정식 통보한 데 이어 당회장인 趙 목사가 전체 교역자회의에서 이번 조치를 통한 세대교체의 불가피성을 직접 설명했다는 것이다. 순복음교회는 지난 6일 이들 감원대상자를 배제한 가운데 인사를 단행해 이들은 사실상의 해고라는 된서리를 맞게 됐다. 국내 교회가 이처럼 다수의 인원을 한꺼번에 감량조치를 취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순복음교회의 교역자 감원은 이들의 정년(시무연한)을 대폭 하향조정하는 방법으로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남자 65세, 여자 60이던 정년을 각각 5년씩 단축함으로써 이같은 감원효과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감원대상자들은 교회 측이 사전예고도 없이 갑자기 교회내규를 바꿔 이같은 극약처방을 내린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한편 일부는 대책마련 등을 촉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에 감원통보를 받은 J모 전도사는 "너무나 뜻밖에 내려진 조치여서 처음에는 믿어지지가 않았다"면서 "몸과 마음을 바쳐 사역해온 교회로부터 쫓겨난다고 생각하면 야속함마저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순복음교회측은 "시대 흐름에 맞게 교회 분위기를 쇄신해야 할 필요가 있어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하고 "대상자의 사표를 올해말까지 받은뒤 곧바로 퇴직금과 함께 내년 일년치의 본봉을 사례비로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순복음교회가 趙 목사의 강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성장하면서 교회 내에 철저한 상명하복의 분위기가 조성돼왔다는 점에서 당장의 큰 반발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일부가 이번 조치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양적 팽창을 거듭해온 한국종교계에 어떤 파급영향을 미칠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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