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으로 뭐 할수 있나』-80년과 96년 물가비교

  • 입력 1996년 12월 11일 20시 16분


결혼을 앞둔 회사원 갑돌씨 주머니에 오늘 통틀어 1만원이 있다면 가장 효과적으로 데이트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쉽게도 선택의 여지가 별로 많지 않다. 둘이 영화 한편보고 나면 끝이다. 요즘엔 외화의 경우 6천원짜리도 있어 외화를 꼭 보자면 애인에게 2천원을 꾸어야 한다. 영화를 포기하고 차나 식사를 같이 하려해도 분식점에서 3천원짜리 비빔밥을 먹고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 한잔씩 하면 빠듯하다. 그러나 그가 16년전인 80년에 똑같은 상황을 맞았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우선 깨끗이 이발(3천2백원)과 목욕(5백원)을 한다. 그 뒤 애인을 만나 점심으로 설렁탕(9백원)을 한그릇씩 먹고 영화관에서 국산영화(8백원)를 감상한다. 여기에 기분좋게 다방에 들어가 커피(2백원)를 한잔씩 마시고도 집에 돌아갈땐 2천5백원이 남는다. 16년간의 물가상승 정도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생활속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80년 당시 1만원에살 수 있었던 물건은 95년기준으로 2만4천7백원은 줘야한다. 80년 1만원의 화폐가치 즉 구매력이 절반이하인 4천34원으로 떨어진 것. 당시에는 1만원을 가지면 설렁탕을 11그릇, 자장면은 무려 28.6그릇을 사 먹을 수 있었다. 다방커피는 50잔을 마셨다. 그러나 작년엔 설렁탕(3천7백원기준) 2.7그릇, 자장면(1천9백원) 5.3그릇, 다방커피(1천3백원)는 7.7잔 정도 먹거나 마실 수 있었을 뿐이다. <허문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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