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박물관, 조선백자 3점 13일부터 선보여

  • 입력 1996년 12월 7일 20시 11분


「吳明哲기자」 소더비나 크리스티에서 경매될 경우 수십억원에 거래될 것으로 보이는 조선시대 명품 백자 3점이 국내 소장가들에 의해 국립박물관에 기증 또는 헐값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정양모국립중앙박물관장은 오는 13일부터 새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될 이들 도자기를 최근 공개하고 이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해 3월 서재식씨(82)가 기증한 보물 1060호 백자철화끈무늬병은 16세기 조선백자의 걸작품. 서씨는 어느날 평소 친분이 있던 정관장을 만나 『정관장께서 옛날부터 칭찬하며 좋아하시던 물건인데 더 정이 들기 전에 내놓아야겠다』며 지나가듯 말한뒤 국내에 2점밖에 없는 이 명품을 건네주었다고 한다. 서씨는 80년대초 한국프라스틱사장으로 재직하면서 TV 광고에 출연, 『회사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했습니다』는 멘트로 화제가 됐던 경영인. 해방직후 서화 골동품 수집에 나서 상당한 컬렉션을 갖고 있는 서씨는 『이같은 명품은 개인이 가져서는 안되며 국민 모두의 것이어야한다는 생각에서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면서 『현재 가지고 있는 유물들 가운데 나라의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은 국가에 기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관장은 『서씨가 기증한 백자는 지난번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국 도자기 경매사상 최고가 기록(63억여원)을 세운 17세기 백자철화용문(白磁鐵화龍文)항아리보다 훨씬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명품』이라고 평가했다. 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백자대호(白磁大壺)중 가장 큰 크기인 18세기초 백자대호는 고 박정희대통령이 재임 말기인 79년초 국립중앙박물관에 보내온 「대통령 하사품」. 청와대 비서실은 당시 국립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이었던 정관장을 청와대로 불러 대통령 집무실 등에 놓여 있던 유물을 감정케 한 뒤 『각하께서 청와대 소장유물중 박물관에서 필요한 것은 모두 가져가도록 지시하셨다』는 말과 함께 박물관이 희망하는 물품을 모두 가져가도록 했다. 정관장은 『자세한 소장경로는 모르겠지만 해외 동포나 측근들이 선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청와대가 외국 귀빈에게 보여줄 것이라며 박물관에 보관중인 유물을 가져오라고 한 적은 여러번 있었으나 대통령이 소장하고 있던 유물을 박물관으로 보내준 것은 유례가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15세기 조선 백자의 걸작중 하나로 손꼽히는 보물 1054호 백자병(白磁甁)은 서울 강남의 임모씨가 10여년간 국립중앙박물관에 위탁전시하다 94년 박물관측에 「헐값」인 1억원에 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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