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위스 산악휴양지…체르마트

  • 입력 1996년 10월 30일 20시 46분


체르마트 마을에서 바라다본 마터호른.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클라인 마터호른(해발 3,883m)으로 하이킹을 떠났다. 이곳까지는 케이블카로 오른다. 마을 뒤편에서 출발한 케이블카는 푸리(1,864m)까지 올랐다. 여기서 트로케너슈텍(2,939m)행으로 바꿔 타고 다시 거기서 클라인 마터호른역(3,820m)행으로 옮겨 탔다. 케이블카의 고도가 높아지면서 체르마트 주변의 알프스가 서서히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터호른 아래 테오뒬빙하가, 조금 후에는 몬테로사와 그 아래 고르너그라트빙하가 보였다. 온통 만년설로 덮인 알프스의 고봉군과 빙하. 한장의 그림처럼 다가선 그 태고적 풍경 앞에 때묻지 않은 대자연의 순수함이 배어나오는 듯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클라인 마터호른의 정상에 올랐다. 정상까지는 철계단으로 연결돼 오르는데 어려움은 없으나 수직고도로로 2천m가 넘어 40여분간 이동하면서 겪게 된 고소증으로 숨이 턱까지 찼다. 거기서 만난 마터호른. 흰 눈에 덮인 그 모습은 푸른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더 더욱 차가웠지만 3백60도로 펼쳐지는 알프스의 파노라마는 가슴이 뛸 만큼 흥분시켰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멀리는 프랑스 오스트리아의 알프스까지도 눈에 들어 왔다. 흰 눈에 덮여 있는 천주교 고상(숨진 예수가 매달려 있는 십자가상)의 예수 모습은 산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클라인 마터호른은 다운힐 스키잉이 시작되는 곳. 벌써 수백명의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제철을 만난 듯 테오뒬빙하에서 눈을 지치고 있었다. 그리고 케이블카로 함께 올라온 유럽인 하이커들은 아이젠까지 차고 빙하하이킹을 시작했다. 한동안 문을 닫았던 산정식당이 개점채비를 하는 모습을 통해 겨울스키시즌이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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