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제 모습을 찾아가는 한국축구!"

  • 입력 2002년 12월 4일 13시 53분


이제서야 한국 축구가 제 모습을 찾았다.

월드컵 직후 1일 경기 10만 관중 동원이라는 기현상을 보였던 한국축구가 불과 5개월만에 예전의 위용을 과시했다.

한 시즌을 총정리하는 FA컵이 벌어진 김천종합운동장.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한 성남 일화가 강릉시청과 2회전을 치렀다.

월드컵과 정규리그를 통해 관중과 선수들이 축구 열기 속에서 하나가 됐다면 FA컵에서는 관중과 선수들이 대화를 나눠도 좋을만큼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김천종합운동장을 찾은 관중은 고작 50여명.

선수들의 소리가 들렸다.

'패스,,,,뛰어!'

'돌아가란 말야!'

여기에 관중들의 소리가 섞인다.

'끌지 말고 얼렁 줘!'

'돌아가는 사람 좀 봐라!'

그야말로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과 관중들이 하나가 된 묘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연출에는 대한축구협회의 공로가 지대했다.

축구 열기가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되는 김천에서 경기를 가짐으로써 관중들의 발길을 돌려세웠다.

'추운 날씨 때문에 관중이 오겠나?'라는 짜여진 핑계는 3일의 포근한 날씨에는 적합치 않았다.

송종국을 비롯한 스타들의 해외진출로 썰렁해지고 있는 한국축구의 현실에서 방관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협회의 태도는 지탄의 대상이 된다.

정규리그를 마치고 지쳐 있는 프로선수들은 텅빈 그라운드에 세울바에는 아예 충분한 휴식을 주는 편이 낫다.

명목상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느낌의 FA컵.

대회 자체를 심각하게 생각하든지, 아니면 책임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협회가 텅빈 관중석을 보면서 '동양적인 여백의 미(美)'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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