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공연 로열석 접대' 갈수록 늘어…

  • 입력 2002년 6월 20일 16시 26분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의 내부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의 내부
12일 저녁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총 2596석). 세계적 테너 로베르트 알라냐와 ‘제2의 마리아 칼라스’ 안젤라 게오르규 부부 ‘듀오 콘서트’ 공연의 로열석(809석) 입장권은 국내 사상 최고가인 30만원이었다. 가장 전망이 좋은 1층 앞쪽 12개 좌석을 한 유명 디자이너가 VIP 고객과의 사교를 위해 사들였다.

또 재계 유명인사들이 로비에서 분주하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됐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의 경우 디터 로데 한국지사장이 ‘로열석 접대’를 즐긴다. 루프트한자는 최근 오페라극장의 도이치 오페라 베를린의 ‘피가로의 결혼’ 공연에 VIP 고객인 ‘시네이터(Senator)’ 회원들을 위해 로열석 입장권 50석을 900만원에 사들였다. 이 VIP들은 인천과 프랑크푸르트를 오가는 한국과 독일의 경제인들이다. 로데 지사장은 이날 시네이터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는 4월 말 대규모 로열석 접대를 벌였다. 삼성전자는 26일 서울 LG아트홀(총 1000석)의 ‘오페라의 유령’ 로열석 전부를 포함한 600석의 입장권을 사들여 파브 PDP, 지펠냉장고의 VIP 고객을 초청했다. 이상현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 사장이 고객들을 맞았다.

현대자동차도 27일 LG아트홀의 전좌석 입장권을 사 최근 에쿠스와 뉴그랜저승용차를 산 고객과 잠재고객을 초청했다. 전현찬 부사장이 나왔으며 로비에서는 호텔급 식음료 서비스가 실시됐다.

두 회사는 초청자 선정 때 VIP 고객 명단을 ‘크로스 체킹’하는 등 협력하기도 했다. 뉴그랜저승용차와 파브 제품을 동시에 구입한 이들에게는 월드컵 경기장 입장권을 나눠주었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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