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그린스펀 FRB금리 유지 방침 속뜻은…

  • 입력 2002년 4월 18일 17시 51분


한국에서 금리인상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7일 금리를 당분간 인상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는 미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해 경제 회복이 여전히 뚜렷하지 않다고 언급해 5, 6월중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 보도했다. 현재 미 연방기금의 금리는 지난 40년래 최저치인 1.75%다.

미국은 올 1·4분기(1∼3월)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기가 급속히 회복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것에 대비해 FRB가 5, 6월중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가 8월 이전엔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 상황이었다. 또 FRB 내에서도 금리인상의 시급성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자 ‘경기를 좀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였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경기와 관련해 “최근의 경기 지표들이 전반적인 회복세를 뒷받침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업 투자와 개인 수요가 확실히 살아나지 않으면 경기 회복이 단기성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올 들어 해고가 크게 줄어들고 있으며 기업 고용이 3월 들어 늘어나기 시작했다”면서 “올해 미 경제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다시 내놓았다.

그는 현재 금리를 유지하려면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당분간 인플레 압력이 낮을 것으로 보며 FRB가 이에 대한 정책 조정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린스펀 의장이 ‘충분한’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미 경제전문가들은 소비 및 설비투자, 실업률, 유가, 달러환율 등이 FRB의 금리 결정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신호는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이날 뉴욕증시에선 기업 실적 악화 전망에 따라 주가가 소폭 하락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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