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따르면 17개 주요 회원사의 올 매출목표액 대비 R&D 예산은 평균 7.5%로 나타났다(표 참조). 이는 그동안 대부분의 제약사가 매출액의 3∼5%를 R&D비용으로 투자해온 데 비하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제약사들은 이 예산을 대부분 현재 진행 중인 뇌중풍 예방치료제, 치매치료제,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항암제, 골다공증치료제 등의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실험에 사용하거나 시설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절대액수로는 외국제약사에 비해 크게 모자라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외국 제약사의 시장 잠식에 대응,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란 점에서 뜻깊다.
주요 제약사별로 R&D 예산을 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92억원에서 140억원으로 52% 증액했으며 광동제약은 지난해보다 56% 늘어난 75억원, 보령제약은 48% 늘어난 96억원으로 상향 편성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R&D 비용을 투자하는 제약사는 LGCI로 올해 600억원을 배정했다. 액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지만 매출액 대비 R&D 비용이 29.9%에 이르러 다른 제약사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제일제당 의약부문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상당수가 규제를 피해 해외에서 임상실험을 추진하고 있어 세계적인 신약 개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3월말 결산법인으로 2002년도 매출목표를 아직 확정짓지 못했지만 지난해보다 30억원 늘어난 150억원을 R&D 예산으로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제약사들의 이 같은 R&D 비용에 대해 “의약분업에 따라 제약업계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외국 제약사들이 그동안 국내 제약사에 맡겨온 오리지널 약 판매권을 회수하는 등의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주요 계약사의 올 매출목표와 연구개발(R&D) 예산 | |||
회사 | 매출목표(억원) | R&D 예산(억원) | 전년대비(%) |
LGCI | 2010 | 600 | - |
제일제당 | 2500 | 265 | 143 |
동아제약 | 5700 | 250 | 125 |
한미약품 | 2500 | 140 | 152.1 |
중외제약 | 3040 | 131 | 119.1 |
SK | 490 | 90 | 128.6 |
광동제약 | 1001 | 75 | 15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