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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리는 냉장고 아닌, 수다스러운 부엌 같은 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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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리는 냉장고 아닌, 수다스러운 부엌 같은 전시로”

김민 기자 입력 2020-01-08 03:00수정 2020-01-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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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광주비엔날레 공동 예술감독 데프네 아야스-나타샤 진발라
7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영원한 봄’ 파빌리온 내부에 서 있는 2020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데프네 아야스(왼쪽)와 나타샤 진발라. 이날 이곳에서는 비엔날레 연계 프로그램인 ‘GB토크: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이 진행됐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예술 작품을 꽁꽁 얼려 보관하는 냉장고 같은 전시가 아니라, 생기가 넘치고 활발한 소통이 오가는 부엌으로 만들어야죠.”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전인 광주비엔날레에는 늘 딜레마가 있었다. ‘국제’에 방점을 두느냐, ‘지역’과 소통에 방점을 두느냐의 문제다. 초기 광주비엔날레는 국내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갈수록 전시작품이 너무 난해하거나 규모가 지나치게 방대하다는 등의 이유로 관심도가 떨어졌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7일 만난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데프네 아야스(44), 나타샤 진발라(35)는 이런 부분을 인식한 듯 소통을 강조했다.

“과거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비엔날레가 그랬듯, 해외 작가가 갑자기 풍선을 타고 내려와 작품을 보여주는 형태는 지양하고 싶어요. 지난해 9월에 이어 오늘 공개 토크 프로그램을 개최합니다.”



올해 광주비엔날레의 주제는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 두 사람은 아나 마리아 밀란, 펨케 헤레이라벤, 애드 미놀리티 등 참여 작가와 함께 이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GB토크: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을 개최했다. 작가와 감독의 국내 리서치 일정에 맞춰 열린 토크 프로그램으로, 그간 전시 진행 과정과 참여 작가의 콘셉트를 대중과 공유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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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출신인 아야스는 “예술 작품의 외형적 결과보다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아야스가 6년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현대미술센터 비터더비트의 디렉터를 맡으며 겪은 경험에서 비롯됐다.

“비터더비트에서 프랑스 출신 작가 알렉상드르 싱과 함께 1년 6개월에 걸쳐 3시간짜리 공연 ‘더 휴먼스(The Humans)’를 만들었어요. 제작 과정 중 한 달에 한 번 중간 과정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죠. 이를 통해 작품 속 다양한 참고 자료를 제공해 이해의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올해 주제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에서 특히 ‘마음’을 강조하는데, 논리와 이성 중심의 서구 지식 체계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의 세계를 다룬다. 전시는 특히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세계의 토착 문화나 소수자를 조명할 예정이다. 인도 출신인 진발라는 “과거로부터 피를 타고 내려온 감각적 문화가 지구의 문제나 역사의 트라우마, 저항 문화에 답을 알려줄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양성이 잘 보호되고 있는 것 같은 핀란드에서도 ‘사미족’처럼 언어와 문화를 위협받은 소수자들이 있어요. 이들은 수 세대에 걸쳐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을 체득했죠. 이런 토착 문화를 통해 전 세계의 소외된 목소리나 소수자를 연결해 보려고 합니다.”(진발라)

저널리즘과 사회과학도 연구했던 두 사람은 “전시장이 미술사적 공간을 넘어 예술가를 중심으로 한 지적 교류의 공간이 되도록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민의 참여를 당부했다.

“미술계 관객을 넘어선 새로운 시민, 더 젊은 관객들과 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한국에 수많은 비엔날레가 있다고 들었지만, 아직 아홉 달이 남았으니 찾고 싶은 열린 전시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광주비엔날레#데프네 아야스#나타샤 진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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