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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여단체, 의원들에 ‘공수처법 찬성 서약서’ 강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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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여단체, 의원들에 ‘공수처법 찬성 서약서’ 강요 논란

김지현 기자 입력 2019-11-28 03:00수정 2019-11-28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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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대표 등 서명… 실시간 공개
서약서 안보내면 블랙리스트 올려 의원실에 전화폭탄… 낙선운동 협박
진보성향 유튜버가 주도해 만든 ‘파란장미 시민행동’이 공개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사법개혁법안 찬성 투표 방침’ 서약서. SNS 캡처
“더불어민주당 대신 국민이 발 벗고 나서서 하는 시민행동을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고 서약서 동의에 동참하세요.”

27일 오전부터 민주당 한 중진 의원실로 이 같은 내용의 팩스가 쏟아져 들어왔다. 발신자는 ‘파란장미 시민행동’. 한 진보성향 유튜버가 주도해 만든 이 단체는 21일부터 민주당과 정의당 등 여야 4당 의원들에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본회의 표결 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사법개혁 법안에 반드시 찬성 투표하겠다’는 공개 서약서를 요구하고 있다. 의원실에서 직접 도장까지 찍어 보낸 서약서는 실시간으로 온라인상에 공개하고 있다. 첫날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성환 비서실장, 박주민 최고위원 등을 시작으로 6일 만에 민주당 및 진보성향 무소속 의원 87명(27일 기준)이 서명했다.

문제는 이들의 요구가 총선을 앞두고 노골적인 낙선 협박 운동 형태로 번지고 있다는 것. 아직까지 서약서를 보내지 않아 ‘블랙리스트’로 분류된 의원실로는 하루 수백 통의 전화와 팩스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좀 더 고민해보겠다고 했더니 5분에 한 번꼴로 항의전화가 이어져 사무실 업무가 마비됐다”며 “내년 총선에 안 나올 거냐는 협박 발언들을 그냥 무시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직접민주주의로 포장된 이 같은 행태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에게 압력을 가해 왜곡된 의사결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표창원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의원들의 회신 내용을 들러리 세워 실시간 유튜브 방송으로 광고수익도 얻고 후원금을 걷고 있다. 이를 대의민주주의의 긍정적 보완요소인 직접민주주의로 볼 수 있는 사안이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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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 간 ‘단톡방’에서도 “당 차원의 문제제기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며 “아직 응답하지 않은 의원들은 어렵더라도 계속해서 응답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서약서에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은 전혜숙·진선미·송영길·조응천 의원 등이다. 문제제기가 이어지면서 민주당 김부겸 의원과 정의당 이정미·추혜선 의원 등은 뒤늦게 서약서를 철회했다.

민주당 내에선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앞장서서 서약서를 보낸 것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실 보좌관은 “당 대표도 서약했는데 (너네는) 왜 못하냐고 따지니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공수처 설치#패스트트랙#서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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