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2년 개발 시대 현실로… 속도·완성도 집착 결과물 ‘필랑트’

  • 동아경제

르노 필랑트 외관. 르노코리아 제공
르노 필랑트 외관. 르노코리아 제공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개발 속도는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술 우위 못지않게 얼마나 빨리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가가 성과를 좌우하는 변수로 부상했다. 다만, 속도 경쟁은 품질과 상품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개발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구조적 혁신이 전제돼야 한다.

최근 르노코리아는 신차 2년 개발 체계 고도화를 선언했다. 이는 실제 양산 모델로 구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이 밝힌 2년 내 신차 개발 전략은 이미 조직과 프로세스 전반에 반영된 실행 모델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개발 방식의 전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르노코리아는 전통적인 완전 신규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르노그룹과 글로벌 파트너가 보유한 검증된 플랫폼과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초기 설계 및 검증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품질 면에서도 신뢰도 구조를 구축했다. 여기에 국내 협력사와의 긴밀한 공동개발 체계를 결합하면서 개발 효율을 끌어올렸다.

이 같은 전략은 ‘그랑 콜레오스’에서 성과로 이어졌다. 해당 모델은 약 24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내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 E-테크 파워트레인과 오픈R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30여 개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적용하며 상품성과 기술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했다. 통상 3~4년이 소요되는 중형 SUV 개발 사이클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후속 모델인 ‘필랑트’ 역시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SUV와 세단의 경계를 허문 크로스오버 형태로, 주행 성능과 공간 활용성,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통합적으로 설계했다. 특히 비교적 짧은 개발 기간 내에 차량 구조와 사용자 경험(UX)까지 동시에 완성했다는 점은 개발 체계 자체의 고도화를 시사한다.

속도 경쟁력 확보에 있어서 또 다른 요소는 소프트웨어 중심 개발이다. 차량 기능을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고, 출시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구조를 도입하면서 초기 개발 부담을 낮췄다. 이는 개발 기간 단축뿐 아니라 제품 수명주기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SDV 전환이 가속화되는 글로벌 트렌드와도 궤를 같이한다.

르노코리아의 전략은 ‘글로벌-로컬 결합’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르노그룹의 플랫폼과 기술을 기반으로 하되, 한국 시장의 소비자 요구와 주행 환경을 반영해 빠르게 현지화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단순 생산 거점을 넘어 D·E 세그먼트 차량의 개발·생산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 개발 속도와 시장 적합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르노 필랑트 운전석 및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르노코리아 제공
르노 필랑트 운전석 및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르노코리아 제공

물론 과제도 존재한다. 개발 기간 단축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협력사와의 데이터 공유, 설계 표준화, 품질 검증 프로세스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사이버 보안과 OTA(무선 업데이트) 안정성 확보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코리아 2년 개발 체계는 단순한 구호를 넘어 실제 결과로 입증되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적 함의가 크다”라며 “그랑 콜레오스에서 시작된 변화가 필랑트로 이어지며 일관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추가 신차에서도 동일한 속도와 완성도를 재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르노코리아가 보여준 개발 체계 전환은 이러한 변화의 단면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례”라며 “향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간 개발 속도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르노코리아의 전략이 어떤 파급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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