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800조, ‘팹’ 4기 신설… 충청 패키징-영남 소부장 거점으로

  • 동아일보

[삼전닉스 반도체 투자]
비수도권에 전공정 팹 첫 건설
광주-충청권 반도체 투자 1000조… 업계 “반도체 남방한계선 무너져”
용인 클러스터는 조성기간 단축… 삼성 7년-SK 12년 앞당기기로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손을 맞잡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 회장과 최 회장을 “국가 영웅, 국민 영웅이라고 불러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 이 계획을 차질 없이 확실히 수행하겠다는 의미로 손 한번 잡아보겠다”고 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손을 맞잡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 회장과 최 회장을 “국가 영웅, 국민 영웅이라고 불러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 이 계획을 차질 없이 확실히 수행하겠다는 의미로 손 한번 잡아보겠다”고 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광주 반도체 전공정 팹(Fab·제조공장) 4기 건설 계획이 공식화됐다. 용인 등 기존 수도권 클러스터를 제외하고 광주, 충청권 등 비수도권에 신규 투입되는 반도체 자금 규모만 약 1000조 원에 달한다.

● 800조 투입해 광주 반도체 공장 신설

이번 투자 계획의 핵심은 광주 신규 반도체 거점 확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각각 400조 원씩, 총 800조 원을 투입해 최첨단 메모리 전공정 팹 4기(각 2기)를 조성한다. 소재·부품이나 제품 마무리 단계의 후공정(패키징)이 아닌, 웨이퍼를 투입해 회로를 새기는 반도체 제조 핵심인 전공정 팹이 국내에서 비수도권에 대규모로 신설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날 국민보고회에 참석한 삼성과 SK 총수들은 반도체 투자 확대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인공지능(AI)으로 인한 기술 패러다임이 상상 못한 속도로 변화해 적극적인 (반도체) 투자에도 수요 대응이 부족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라며 광주 팹 투자 배경을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메모리 증산을 위해 (경기) 용인에 600조 원, (충북) 청주에 100조 원의 조기 투자를 실시해도 향후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며 “서남권에 약 400조 원을 투자해 신규 팹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광주 반도체 공장 입지는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호남권 첨단산업 투자계획 보고회’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지역에서는 삼성전자가 광주 군공항, SK하이닉스가 광주와 전남 장성에 걸친 첨단3지구에 공장을 신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완공 시점에 대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재명 정부 임기 내인 2030년을 제시했다.

다만 정부가 제시한 현 정권 내 클러스터 완공 시점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력과 용수 인프라 구축과 함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 등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 기한을 2040년까지로 공시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그동안 인프라 문제로 넘기 힘들다고 여겨졌던 ‘반도체 남방한계선(경기 남부)’이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실장은 “이번 투자로 소위 반도체 남방한계선이 붕괴됐고, 지방에서도 대규모 첨단산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또 “삼성전자가 지난 40년간 반도체 수익이 295조 원이었다. 그런데 올 한 해 수익이 350조 원”이라며 “일부 야당에서 ‘팔을 비틀어서 뭐 한다’는 지적은 기업 사정을 전혀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 수도권-충청-호남권 잇는 ‘반도체 벨트’

이날 반도체 거점별 투자액도 구체화됐다. 수도권-충청-호남을 잇는 ‘K메모리’ 생산 벨트 구축이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온양, 천안 등 충청권 후공정 분야에 56조 원, 기존 팹 신·증설 계획이 있는 평택과 용인 등 수도권에 1650조 원을 투자한다. 광주 투자를 합쳐 2040년까지 반도체에 총 2106조 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청주 패키징 거점에 100조 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600조 원 등을 포함해 총 11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진행한다.

양사가 비수도권 956조 원을 포함해 총 3206조 원의 막대한 반도체 투자에 나서는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과 수도권 인프라 포화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2025년 2000억 달러(약 309조 원)에서 2030년 8000억 달러(약 1236조 원)로 5년 내 4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투자 확대를 통해 기존 수도권 생산 거점의 가동 시점도 앞당긴다. 최종 팹 건설 기준 삼성 용인 국가산단은 2042년에서 2035년으로, SK 용인 일반산단은 2045년에서 2033년으로 각각 7년, 12년 완공이 단축된다. 삼성 평택 5·6호기도 동시 건설로 전환해 전체 일정을 3∼4년 줄여 5년 내 국가 메모리 생산 능력을 2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영남권은 반도체 ‘소부장 혁신거점’으로 육성한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AI 산업 변화에 맞춰 생산 시설 확충이 시급한 시점에 대규모 지방 투자 계획이 마련된 것은 긍정적”이라며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결단한 만큼 정부도 확실한 지원책을 마련해 경영 불확실성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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