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구명조끼는 안전벨트, 바다갈 땐 필수”

  • 동아일보

하만식 남해해양경찰청장
작년 사고 조사서 착용률 11%
연안낚시 등 특히 경각심 낮아
“처벌보다는 홍보 정책에 방점”

하만식 남해해양경찰청장은 부산 동구 남해해경청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구명조끼가 생명조끼라는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해해양경찰청 제공
하만식 남해해양경찰청장은 부산 동구 남해해경청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구명조끼가 생명조끼라는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해해양경찰청 제공
“자동차를 타면 안전벨트를 매는 것처럼 바다에 나가면 누구나 구명조끼를 입는 문화를 정착시키겠습니다.”

하만식 남해해양경찰청장(56)은 12일 부산 동구 남해해경청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구명조끼는 생명조끼라는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정책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 청장은 해양레저와 낚시를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지만 구명조끼 미착용으로 인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해해경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연안에서 사고를 당한 800명 가운데 구명조끼를 착용한 사람은 86명으로 11%에 그쳤다. 반면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한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서는 국내 차량 이용자의 85%가 운행 중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 위와 연안에서는 구명조끼 착용 여부에 따라 생사가 갈리는 사례도 많다. 3월 3일 오후 9시경 경남 통영시 한산면 해상에서는 4t급 어선이 59t급 어선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4t급 어선 선장은 바다에 빠졌지만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반면 같은 달 경남 남해군 미조면 조도에서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채 낚시를 하던 남성이 테트라포드(콘크리트 블록)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하 청장은 “바다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해 사고를 당하는 사람도 있지만 수영에 능숙하고 바다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구명조끼를 입지 않으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며 “테트라포드 사이로 떨어지면 자력으로 빠져나오기 어렵고 구명조끼를 입어야 구조될 때까지 버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선 등 선박에서의 구명조끼 착용은 어느 정도 정착됐지만, 갯바위나 방파제에서 낚시를 즐기는 이들의 착용률은 여전히 낮다. 어선안전조업법 등에 따라 조업 중인 선원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으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낚시관리 및 육성법에도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규정이 있으나 단속 인력 부족으로 현장 단속에 한계가 있다. 현장에서 주의를 줘도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챙긴다”며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하 청장은 “처벌보다 홍보와 인식 개선에 중점을 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해양 안전 확보를 위해 관계기관 및 민간단체와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고 하 청장은 강조했다. 한국해양구조협회와 해양재난구조대가 대표적 단체다. 이들은 어선 선장과 잠수사 등 민간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하 청장은 “해양 분야의 예비군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이 해양사고가 발생하면 수색 활동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안의 위험 요소를 확인하고 환경오염 의심 상황을 신고하는 ‘연안안전지킴이’도 협력 파트너라고 소개했다.

남해해경청은 해운대·송정·광안리 해수욕장을 비롯해 거제와 통영 등 국내 대표 해수욕장 인근 해역의 안전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하 청장은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해양사고는 여름철 연안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며 “레저 인구가 늘면서 장비 운용 미숙이나 안전수칙 미준수로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많아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청장은 바다와 함께 살아온 자신의 삶 때문에 해경이 천직이라고 했다. 그는 전남 광양의 바닷가에서 태어나 자랐고 한국해양대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군 복무도 해군 장교로 마쳤다. 하 청장은 “위험 요소가 상존하는 바다에는 베테랑이 없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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