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피디아]96년 외국인 감독 무관 잔혹사, 이번엔 깨질까

  • 동아일보

“외국인 사령탑은 우승하지 못한다.”

제1회 월드컵이었던 1930 우루과이 대회 때부터 2022 카타르 대회까지 외국인 사령탑 147명 누구도 깨지 못한 ‘저주’다. 이들 가운데 조지 레이너(잉글랜드) 감독이 1958 대회 때 안방팀 스웨덴을, 에른스트 하펠 감독(오스트리아)이 1978 아르헨티나 대회 때 오스트리아를 결승까지 이끌었지만 우승에는 실패했다. 팀을 4강으로 이끈 외국인 사령탑도 2022 한일 대회 때 한국 지휘봉을 잡았던 거스 히딩크 감독(네덜란드) 등 세 명밖에 없다.

그런데 2026 북중미 대회 때는 이 저주가 깨질지 모른다. 전체 48개 참가국 가운데 26개국(54.2%)이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감독 비중이 절반을 넘은 건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이전에는 2006 독일 대회 때 32개 팀 중 15개 팀(46.9%) 감독이 외국인이었던 게 기록이었다.

외국인 감독이 급증한 건 ‘순혈주의’보다 ‘실리 축구’가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60년 무관(無冠)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역사적으로 악연이 있는 독일 출신 토마스 투헬 감독을 선임한 것이 대표적이다. 투헬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감독을 맡은 적이 있어 잉글랜드 축구에 대한 이해가 높은 편이다.

월드컵 최다(5회) 우승팀 브라질도 이탈리아 국적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함께 24년 만의 정상 복귀에 도전한다. 유럽 출신으로 브라질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건 안첼로티 감독이 처음이다. 안첼로티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5회) 우승 사령탑이자 유럽 5대 리그(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 프랑스)에서 팀을 모두 우승으로 이끈 유일한 사령탑이기도 하다. 다만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포르투갈은 이웃나라 스페인 출신 로베트로 마르티네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겨 월드컵 첫 우승에 도전한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2018 러시아 대회 때 벨기에 사령탑을 맡아 팀을 3위에 올려 놓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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