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섬김 초심 지키며 의료 시스템 고도화도 병행”

  • 동아일보

대구파티마병원 개원 70주년 기념 김선미 병원장(골룸바 수녀) 인터뷰

김선미 대구파티마병원장(골룸바 수녀).
김선미 대구파티마병원장(골룸바 수녀).
“가난하고 아픈 이들의 손을 잡아주고자 했던 그 출발의 뜻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입니다.”

김선미 대구파티마병원장(골룸바 수녀)은 11일 개원 70주년을 맞아 동아일보와 인터뷰하며 “70년 역사는 단순한 의료기관의 성장사가 아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먼저 돌보겠다는 초심을 묵묵히 지켜온 여정이었다”고 했다. 이어서 “사람의 생명은 남녀노소, 지위고하, 빈부귀천을 떠나 그 자체로 소중하고 귀하다. 구성원 모두가 ‘어떤 환자든 마음 편히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봉사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대구파티마병원은 1956년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가 설립한 파티마의원으로 출발했다. 1962년 종합병원, 1965년 전공의 수련병원으로 인가받으며 점진적 성장을 이어왔다. 현재 31개 임상 진료과와 700여 병상 등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급 의료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에도 여전히 종합병원(2차 병원)으로 남아 지역 소외계층에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병원이 의정 갈등 등 극심한 의료계의 혼란 속에서도 소아와 임산부를 위한 필수 의료 분야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말 48시간 소아 응급진료를 유지하면서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와 분만실을 새롭게 단장했다. 이러한 진심이 통했을까. 최근 전공의 모집난 속에서도 대구파티마병원은 인턴 모집에서 136.4%라는 높은 지원율을 기록했다. 김 병원장은 “병원이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생명 존중’의 진심이 지원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한다. 수익성을 넘어 필수 의료의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파티마의 진정성이 확신을 준 것 아니겠냐”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대구파티마병원은 얼마 전 보건복지부 환자 경험 평가에서 상위권을 휩쓸며 전국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제3차 환자 경험 평가에서 종합병원 부문 전국 1위, 제4차 평가에서는 대구·경북 1위라는 성과를 거뒀다. 김 병원장은 “장비 도입 등 시설 투자부터 조직 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판단의 중심을 환자에 둔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병동 리모델링 과정에서 기존 6인실을 4인실로 전환하기도 했다. 김 병원장은 “수익성보다는 환자의 안전과 회복 환경을 위한 결정이었다”며“환자의 불편을 덜어드리기 위해 티 없이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직원이 환자 입장에서 병원을 체험하는 ‘미리 맛보기 환자 경험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을 둘러싼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인근에 대단지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며 생활권 인구가 크게 늘면서 대구 전역의 환자 흐름을 분산하는 실질적 거점으로의 기능도 중요해졌다. 지난해에는 복지부로부터 대구 동북권 대표 병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리는 환자 집중 현상을 완화하는 완충 지대이자 지역 의료 생태계를 지탱하는 허리 역할로의 책임을 막중히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파티마병원은 지난 70년의 헌신을 넘어 ‘공공 의료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다음 10년을 향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김 병원장은 “70주년 맞이 혁신과제로 진행 중인 대규모 리모델링 작업이 마무리 단계다. 특히 수술실 리모델링은 가장 어렵고 중요한 공사”라며 “로봇수술 등 첨단 수술 인프라와 감염·안전 기준을 강화한 수술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병원은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차세대 방사선 암 치료기인 ‘투루빔(TrueBeam) 4.1’을 도입하기도 했다. 시대에 흐름에 맞춰 인공지능(AI) 기술 도입도 적극적이다. 병원은 흉부 판독을 위한 AI 장치인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를 배치해 운영 중이다.

김 병원장은 “앞으로 10년은 나눔과 섬김이라는 초심은 지키되 의료의 질과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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