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앞두고 당청 불협화음 재점화
李 “국민 지성 무서움 잊지 말아야”… 중수-공소청법 정부안 수용 메시지
추미애 “법사위 맡겨달라” 강경론… 한준호 “대통령에 각 세우나” 비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6. 뉴스1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검찰개혁’을 둘러싼 당청 불협화음이 재점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법 정부안에 대해 당내 강경파가 “검찰청을 이름만 바꾼 것”이라며 반발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나의 의견만이 진리이자 정의이고, 너의 의견은 불의이고 거짓이라는 태도는 극한적 대립과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직접 제동을 건 것. 지지층도 정부안에 대한 찬반으로 첨예하게 맞서면서 지방선거 예비주자들 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 李 “대안 내고 무한책임 지는 입장은 달라”
이 대통령은 7일 오후 10시경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통령의 제일 큰 책임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주장하고 비판하는 것으로 충분한 입장과 주장하는 만큼의 대안을 내고 그 결과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은 또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무리 잘 포장하고 숨겨도 집단지성체로 진화한 국민 대중을 속일 순 없다”며 “권한과 책임의 크기는 동일하다는 사실을, 위대한 국민지성의 무서움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선 3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중수청·공소청법 정부안에 대한 비판에 나선 민주당 내 강경파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당정이 중수청 배치를 두고 충돌하자 이 대통령은 당의 뜻대로 중수청을 행정안전부 산하로 두는 대신 후속 법안은 정부가 마련하기로 정리한 바 있다. 이에 정부가 1월 중수청·공소청법을 입법 예고했지만 여당 내 반발로 중수청 이원화 방안 등이 백지화된 것.
이후 민주당은 두 차례 의원총회를 거쳐 정부의 수정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기로 했고, 정부는 법안을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 그러나 강경파가 국회의 법안 심사를 앞두고 공소청장 명칭을 검찰총장으로 유지하기로 한 점 등을 재차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검찰 권력에 사적으로 보복하는 것이 아닌, 제도를 손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부 강경파가 검사 전원 해임, 검찰총장 명칭 사문화를 주장하는 것을 너무 지나치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도 “중동 상황 등 중요한 고비에서 정부 여당이 함께 힘을 합쳐야지, 분열 목소리를 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 秋 “법사위에 맡겨라” 韓 “대통령과 각 세우나”
민주당은 이르면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중수청·공소청법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지만 법안 처리 직전까지 당내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중수청·공소청법 정부안이 확정된 이후 연달아 7차례나 반대 글을 올리며 “(검찰개혁을) 법사위에 맡겨 달라”고 했다. 추 위원장은 6일 페이스북에 “과학적 진리라 믿었던 것도 오류를 시정한다”며 “하물며 제도 설계를 놓고 믿음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법사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용민 의원도 이 대통령의 SNS 글이 올라오기 직전 “정부가 주장하는 전건 송치와 보완수사권이 모조리 인정되면 지금의 검찰보다 더 강력해진다”며 정부안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검찰개혁의 주도권을 정부가 아닌 당이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방선거 공천 경쟁에 ‘검찰개혁’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 위원장과 경기도지사 선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친명(친이재명) 한준호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의원총회에서 정부안을 당론으로 정한 결정의 무게 역시 가볍지 않다”며 “집권 여당의 법사위원장이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각을 세우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추 위원장을 공개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정청래 대표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개혁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깃발이고 상징과도 같다”며 “이 부분에 대해 당원과 국민 여러분이 걱정하고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당 대표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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