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인도태평양의 등대 될것”… 中견제 방위력 강화 공언

  • 동아일보

교체 없는 ‘2기 내각’ 국정운영 방침
‘정치 멘토’ 아베의 구상 업그레이드… 한-미-필리핀 등과 방위협력 추진
北-中-러엔 대화-견제 ‘양면 전략’… 방미 전후 ‘대미투자 2호’ 발표할듯

최근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압승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2기 내각에 “일본이 ‘인도태평양의 빛나는 등대’가 되겠다”는 국정 운영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국의 거센 보복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기 내각 각료들에게 전달하며 한층 더 강한 방위력과 정보력 확보를 주문했다.

● “中에 대해 책임 있는 행동 강하게 요구”

다카이치 총리는 18일 2기 내각을 기존 각료 교체 없이 재출범시켰다. 그 대신 그는 전체 각료 18명에게 개별적으로 ‘총리 지시서’를 전달하며 국정 운영 방향을 제시하고 임무를 부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입수해 공개한 지시서 전문에는 ‘강한 일본’을 만들겠다는 다카이치 총리의 의지가 담겼다.

다카이치 총리는 각료들에게 “세계가 직면한 과제에 맞서 강한 외교·안보를 구축한다”며 “안전하고 풍요로운 일본이 ‘인도태평양의 빛나는 등대’가 되어 자유와 민주주의의 나라로 신뢰받을 수 있게 총력을 다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일동맹을 축으로 뜻을 같이하는 국가 및 신흥국·개도국들과 외교·방위·경제 등 다각적 연계를 확대하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전략적으로 진화시킨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정치적 멘토로 삼아온 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주창한 인도태평양 구상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위해 “미일 동맹에 기반한 미일 공동의 억지력·대응력을 한층 더 강화한다”면서 “우리나라(일본)의 반격 능력을 좀 더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위해 미일 협력 태세를 구축하고, 각각의 지휘·통제 틀의 향상과 연계 강화를 추진한다”고 했다. 더불어 “일미한, 일-미-필리핀, 일-미-호주, 일-미-호주-인도 등 양자·다자 방위 협력·교류를 추진한다”고 했다. 미일 동맹뿐만 아니라 한국 호주 인도 필리핀 등 아시아권 우방국들과의 군사 협력 수준을 한층 강화할 방침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갈등 관계인 중국, 북한, 러시아에 대해선 대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위협적인 행동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중국에 대해선 “‘전략적 호혜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하면서 일본으로서 주장해야 할 것은 주장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강하게 요구한다”면서도 “대화를 거듭해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의 구축을 진행시킨다”고 했다. 북한에 대해선 “북한의 납치·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국교 정상화를 지향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대(對)러시아 제재와 더불어 우크라이나 및 주변국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추진한다”고 했다.

● 미일 정상회담 전후로 ‘2호 대미 투자’ 발표할 듯

다카이치 총리는 이 같은 ‘강한 일본’ 구상을 다음 달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밝히고, 미일 동맹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뜻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10월 도쿄에서 처음 만나 “미일 동맹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가 방미 전후로 ‘대미(對美) 투자’ 2호 프로젝트를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NHK방송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실무 차원에서 향후 프로젝트 선정 작업에 들어갔으며, 차세대형 원자로 건설이 주요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구리 정련 시설, 배터리 소재 생산시설 등 에너지 및 광물 관련 투자 안건이 거론되고 있다.

미일은 17일(미 동부 시간 기준·일본 시간 18일) 무역합의에 따른 일본의 ‘1호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총 360억 달러(약 52조 원) 규모의 △오하이오주 가스 발전소 △텍사스주 원유 수출 시설 △조지아주 합성 다이아몬드 제조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투자 장소와 관련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격전이 예상되는 지역”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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