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한동훈 겨냥하나…‘당원게시판 논란’ 조사 착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28일 20시 09분


당무감사위, ‘친한’ 김종혁 징계도 재착수…“방송서 장동혁 대표 비난”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뉴시스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뉴시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당헌·당규 위반 혐의를 적용하며 소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전 최고위원의 방송 출연 발언을 문제 삼으며 징계 조치에 나서겠다는 것. 당무감사위는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서는 공식 조사 절차 착수를 의결했다.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계엄 사과 요구에 직면한 당 지도부가 한 전 대표와 친한계를 향한 전면 공세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28일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최고위원은 26일 국민의힘 당무감사위로부터 ‘당무조사 결과 및 소명기회 부여 통지서’를 받았다. 당무감사위는 김 전 최고위원에게 “언론매체 등을 통해 소속 당과 관련하여 적극적으로 발언한 내용들을 분석해 일부 발언들은 당헌·당규에 위반된다는 잠정적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이 “극우 세력의 요구에 따른다고” 말한 데 대해 ‘당원을 극우로 규정했다’는 게 당무감사위의 지적이다. 또 “당원들을 장외투쟁으로 몰아갔던…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던”과 같은 발언에 대해 당무감사위는 ‘당 대표 행동을 비난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한 전 대표나 한동훈계를 몰아내거나 무력화시키고…계산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는 당무감사위는 ‘당 지도부의 의도를 음모론적으로 해석했다’고 비난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 김화진 국힘 전남도당위원장 취임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 김화진 국힘 전남도당위원장 취임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앞서 김 전 최고위원은 방송과 SNS 등에서 계파 갈등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됐으나 여상원 윤리위원장 체제에서 징계 조치를 받지 않았다. 당시 여 위원장은 “정치적 견해(표출)에 대해선 민주 국가에선 자유로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여 위원장은 “당 관계자로부터 빨리 (사퇴) 의사를 표시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연락을 받았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김 전 최고위원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은 결정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또 당 지도부가 새 윤리위를 꾸려 한 전 대표와 친한계를 향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 친한계 인사는 “정치인의 발언을 이렇게 문제 삼아 징계를 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친한계를 겨냥해 입틀막을 하겠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당 지도부가 극단적인 ‘강 대 강’으로 상황을 몰고 가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회의 후 “2024년 11월 5일 전후로 발생한 당원게시판 관련 논란과 그 후속 조치 일체에 대한 공식 조사 절차 착수를 의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불거진 당원게시판 논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방글이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올라왔는데,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당 지도부인 김민수 최고위원은 19일 “당원들의 민심, 당심은 당원 게시판을 반드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친한계#김종혁 전 최고위원#징계#한동훈 당원게시판 의혹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