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매각지연 논란 13년만에
국제분쟁해결센터 한국 손 들어줘
배상-이자 취소 결정, 소송비 환수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론스타 ISDS 취소신청’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승소한 것으로 정부가 통보 받았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배상해야 했던 2억1650만 달러와 이자 및 소송 비용을 모두 내지 않아도 된다는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결정이 나왔다. 13년간 이어졌던 론스타 측과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분쟁이 정부의 완승으로 일단락되면서 론스타가 청구한 6조 원대 손해배상액은 모두 인정되지 않았고 정부 재정 부담은 ‘0원’이 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8일 오후 7시경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18일 오후 3시 22분경 미국 워싱턴 소재 ICSID의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승소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ICSID 중재판정부가 2022년 8월 31일 인정했던 론스타에 대한 배상금 2억1650만 달러와 이자 비용이 현재 환율 기준 약 4000억 원에 이르는데 정부의 배상 책임이 전부 사라졌다. 론스타는 정부가 취소 절차에서 지금까지 지출한 소송비용 총 73억 원도 30일 내에 정부에 지급해야 한다.
중재 절차 과정에서 적법 절차 위반이 상당히 중대하게 발생했다는 점이 한국 정부의 취소 신청이 받아들여진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한다. 정부는 중재판정의 배상 판결에 대한 취소 신청 근거로 중재판정부의 월권, 판정 주요 이유 설명 부족 등도 제시했다.
브리핑에 배석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일각에선 새 정부 출범 전부터 (소송을) 한 게 아니냐고 하지만 이건 어느 정부가 아니라 12·3 내란 이후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등이 부재한 상황에서 혼신을 다한 결과”라고 밝혔다.
론스타는 2012년 1월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고의로 승인을 지연시켰다며 같은 해 11월 ICSID에 정부를 상대로 46억8000만 달러(약 6조8000억 원)를 배상하라는 투자자-국가 간 소송을 제기했다. 2022년 8월 ICSID 중재판정부는 론스타 측 주장을 일부 수용하고, 한국 정부에 배상금과 이자 등을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이에 법무부는 2023년 9월 ICSID에 판정 취소 신청을 제기했고, 26개월 만에 최종 승소 판정을 받았다. 법무부는 “론스타가 추가 배상을 요구하려면 새로운 ISDS 절차를 제기해야 한다”며 “새로운 사실관계가 없는 한 판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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