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 장비 등 23개 품목 수출 규제…미국에 공조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31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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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31일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동참하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첨단 반도체 제조장치 등 23개 품목을 수출관리 규제 대상에 추가하기 위해 관련 법률의 하위 규정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슈퍼컴퓨터나 인공지능(AI)에 사용하는 첨단 반도체 제조장치 등에 대한 중국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에 일본도 보조를 맞추는 의미다.

규제 대상은 일본 기업이 높은 기술력을 가진 첨단 반도체 재료에 회로 패턴을 인화하는 ‘노광 장치’ 등이다.

이 개정안은 31일부터 관계 산업 및 대중들의 의견을 들은 뒤 5월 공표, 7월 시행될 예정이다.

이 조치를 통해 정부가 수출 통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하는 미국, 한국, 대만 등 42개 국가 및 지역을 제외하고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 및 지역으로의 수출 절차가 강화된다. NHK는 “미국, 한국, 대만 등으로의 수출보다는 중국 및 기타 국가로의 수출 절차를 강화할 것”이라고 썼다.

이번 조치는 네덜란드와 일본에 대한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요구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미중 반도체 패권 다툼이 심화됨에 따라 자국 기업들에 대해 중국에 대한 수출 제한을 강화했고 반도체 제조 장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일본과 네덜란드에 수출 통제를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는 올 여름까지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일본도 이번 조치로 이에 응하게 됐다.

문제는 중국이 일본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이며 일본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가 그간 스마트 폰 및 데이터 센터용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여 대중 수출을 늘려왔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일본 내에서도 도쿄 일렉트로닉이나 스크린 홀딩스, 니콘 등 10개사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자국내 기업의 타격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이들 약 10개 업체라도 군사용으로 전환할 위험이 없는 경우 수출이 허용되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된다는 설명이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를 통해 “군사적 우회 방지를 목적으로 한 조치를 통해 기술 보유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하고 국제 평화와 안전의 유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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