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요격 힘든 저고도 미사일 6발 동시발사… 수도권 핵타격 위협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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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시 호수 일대서 서해 향해 쏴
전술핵 탑재용 단거리 탄도미사일
“적 비행장이 표적” 한미훈련 겨냥
합참 “1발” 2시간뒤 “여러 발” 정정

북한이 9일 서해상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북한이 전방 포병부대에 대거 배치해 서울 등 수도권을 무차별 타격할 용도로 개발 중인 신형전술유도무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날 북한은 “적 작전 비행장을 겨냥했다”며 6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최대 사거리가 약 100km인 이 미사일을 군사분계선(MDL)에서 발사하면 경기 평택과 수원의 한미 공군기지를 목표물로 삼을 수 있다. 이 미사일은 지난해 4월 북한이 2발을 발사했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술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고 밝힌 대표적인 대남 핵 타격 전력이다.

● “비행 고도 20km 안 돼 탐지-요격 어렵다”
10일 북한 노동신문은 전날 김 위원장이 “서부전선의 적 작전 비행장을 담당하는 제8화력 습격 중대의 실전 대응 태세를 검열했다”며 “중대는 적 작전 비행장 주요 요소를 가상해 설정된 서해 목표 수역에 일제 사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둘째 딸 김주애를 데리고 발사 현장에 나타났다.

北, 호수 기슭에서 미사일 기습 발사 10일 북한 노동신문은 전날 북한군이 남포시 강서구역 태성호에서 한국의 군 비행장이 타격 목표라며 신형 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 6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노동신문 뉴스1
北, 호수 기슭에서 미사일 기습 발사 10일 북한 노동신문은 전날 북한군이 남포시 강서구역 태성호에서 한국의 군 비행장이 타격 목표라며 신형 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 6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은 신형전술유도무기 6발이 호수 기슭에 일렬로 배치된 이동식 발사대 6대에서 각각 동시에 발사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 호수는 북한 남포시 강서구역의 태성호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합참이 북한이 쏜 미사일은 1발이라고 했다가 2시간여가 지난 뒤 “여러 발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정정해 발표한 것도 논란이 됐다.

여러 발을 동시에 쏜 데다 미사일이 탐지가 어려운 낮은 고도로 비행해 한미 정보당국이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00여 km에 불과하고 사거리가 짧은 만큼 최고 고도도 25km가량에 그친다. 이번엔 특히 중국과 인접한 서해로 발사하면서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기간인 점을 의식해 사거리를 매우 짧게 설정해 발사했다. 이 때문에 고도 역시 20km에 훨씬 못 미칠 정도로 낮았다. 실제 이 고도로 한국을 겨냥할 경우 요격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요격체계 패트리엇 PAC-3 능력으로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여러 발을 한 번에 발사하면 모두 요격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이어 “한미는 미사일 발사 징후를 지켜보며 최초 발사 때부터 탐지했다”며 “다만 추가로 들어온 첩보를 반영해 여러 발로 수정한 것”이라고 했다.

● “평택-수원 한미 공군기지 타격 가능”
샌들 신은 김정은, 딸 김주애와 참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딸 김주애(왼쪽)와 함께 서해상으로 발사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양말이 드러나는 갈색 샌들을 신었다(원 안). 이에 대해 족부 질환 등 건강상
 이유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오른쪽)도 군 간부 뒤에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 출처 
조선중앙통신
샌들 신은 김정은, 딸 김주애와 참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딸 김주애(왼쪽)와 함께 서해상으로 발사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양말이 드러나는 갈색 샌들을 신었다(원 안). 이에 대해 족부 질환 등 건강상 이유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오른쪽)도 군 간부 뒤에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 출처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의 타격 목표가 ‘적 작전 비행장’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군사분계선(MDL)과 인접한 지역에서 쏠 경우 북한이 언급한 ‘적 작전 비행장’에는 경기 평택의 오산 미 공군 51전투비행단, 경기 수원의 우리 공군 제10전투비행단 등이 포함된다.

합참 관계자는 “13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 연습 ‘프리덤실드(FS)’와 관련해 긴장 수위를 높이면서 도발 책임을 한미에 전가하려는 것”이라며 “6발을 동시에 쏘려고 발사대 여러 대를 밀집시킨 건 전술적으로는 맞지 않지만 무력 시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이 경로를 바꾸지 않는 한 대가를 치를 것을 분명히 하는 조치를 전 세계 파트너들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요격#미사일#동시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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