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자체, 챗GPT 도입해 행정효율 높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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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검색-외국어 문서 번역 등
개인 비서 같아 업무에 큰 도움
경북도, 챗GPT 전담 부서 구성
관련 교육 강화-플랫폼 구축도

지난달 21일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챗GPT 시연을 보고 있다. 경북도 제공
지난달 21일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챗GPT 시연을 보고 있다. 경북도 제공
“팀원인 저에게 개인 비서가 생긴 거죠.”

경북도 소속 7급 공무원 한모 씨(40)는 불과 몇 개월 전까지 야근과 주말 출근이 잦았다. 이런 그의 일상에 반전이 일어난 것은 챗GPT를 사용하면서다. 자료 검색뿐만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를 모으는 일부터 외국어 문서를 통으로 번역해주는 일까지 척척 해냈다. 한 씨는 “챗GPT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며 “업무 시간이 줄었고 틈틈이 개인 일정도 챙겨준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공직사회에 챗GPT 바람이 불고 있다. 민원 대처와 사업 계획 추진 등에 활용되면서 행정 효율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챗GPT는 미국의 오픈AI사가 개발한 대화형 챗봇 인공지능(AI)이다. 사용자가 채팅창에 질문이나 요구사항을 적으면 AI가 답변하는 방식이다. 각종 문서 작성과 번역, 코딩 작업 등 광범위한 분야의 업무 수행까지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 빌 게이츠는 “개인용 컴퓨터나 인터넷 못지않은 파급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경북도가 가장 적극적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달 21일 간부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챗GPT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한 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학홍 행정부지사가 총괄반장을 맡은 챗GPT 행정 활용 전담부서(태스크포스)부터 구성했다. 최근에는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AI 전문가인 유환조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를 초청해 간담회도 가졌다.

도는 7일 챗GPT 행정 활용 방안을 공개했다. 관련 공무원 교육을 강화하고 일상 업무 탈출을 위한 챗GPT 활용안과 지방정부 지능화를 위한 민관 협력 파트너십 구축도 추진한다.

공무원 교육은 인재개발원을 중심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챗GPT 기반 행정 효율성 향상 사례도 발굴한다. 향후 정책 연구 용역과 업무 계획, 통계 자료 등을 대화형 AI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는 국내 정보통신 기업, 대학 등과 협력해 AI 기술을 행정에 접목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이 도지사는 “챗GPT를 업무에 활용하면 공무원은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또 현장 중심의 행정을 할 수 있어 문제 해결 역량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지역 기초지방자치단체도 챗GPT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수성구는 지난달 28일 챗GPT 행정 활용을 주제로 전 직원이 모인 가운데 교육을 실시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앞으로 챗GPT를 활용하는 행정 업무 효율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직원들의 숙련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구는 다음 달 ‘챗GPT와 초거대 AI와 미래 사회’를 주제로 전 직원 대상 특강을 열 예정이다. 또 부서별로 다양한 연습 과제를 공유하면서 활용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달서구는 최근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챗GPT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 사례 및 방안 발굴에 나섰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직원들이 챗GPT를 활용한 업무 능력이 높아지면 행정 서비스도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경북도#챗gpt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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