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전염병에 지구종말 90초 남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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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제작 ‘지구 종말의 날’ 시계
2020년부터 100초 유지… 10초 앞당겨
美핵과학자회 “中핵무기 5배로 확대
북한의 핵실험 등도 위협 고조시켜”

미국 핵과학자회(BAS) 소속 과학자들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류 파멸을 경고하는 ‘지구 종말 시계’가 3년 전 100초보다 10초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BAS 웹사이트 캡처
미국 핵과학자회(BAS) 소속 과학자들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류 파멸을 경고하는 ‘지구 종말 시계’가 3년 전 100초보다 10초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BAS 웹사이트 캡처
인류 종말까지 남아있는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 종말의 날 시계(Doomsday Clock)’가 1947년 제작 후 종말에 가장 가까워졌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100초 남은 상태를 유지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주요국의 군사대국화 등에 따른 핵위협, 이상기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전염병 우려 등으로 기존보다 자정에 10초 더 가까워졌다.

이 시계를 운영하는 미국 핵과학자회(BAS)는 24일(현지 시간) 성명서를 통해 종말까지 90초 남았음을 공개하며 “러시아의 핵 사용 위협은 전 세계에 우발적이든 고의적이든 오판으로 인한 것이든 분쟁으로 인한 긴장 고조가 끔찍한 위험임을 상기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는 국제 규약을 위반했고 방사성물질의 광범위한 방출 위험을 알면서도 원전이 있는 우크라이나 내 체르노빌, 자포리자 일대에서 전쟁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균열이 각 국가 간 신뢰를 약화시키고 핵무장 경쟁 또한 심화시켰다고 했다.

이 외에 중국이 2035년까지 핵무기를 5배로 늘릴 가능성,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이란의 핵합의 복귀 지연,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무기 현대화 움직임 등도 핵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BAS는 최근 잦아진 이상기후 또한 러시아의 침공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석탄 사용이 늘었고 탄소 배출량 또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기후변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성명서에는 “각국 지도자들이 시계의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대가를 우리 모두가 치르고 있다”는 문구도 담겼다.

이 시계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 유명 과학자들이 전 세계 핵위협 가능성을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이후 매년 종말까지 남은 시간을 공개하고 있다. 이번을 포함해 총 25회의 분침 조정이 이뤄졌다.

제작 당시 설정된 시간은 자정까지 7분 남은 오후 11시 53분이었다. 미국과 옛 소련이 경쟁적으로 핵실험을 하던 1953년에는 자정 2분 전으로 앞당겨졌다. 미국과 소련이 전략무기감축 협정을 체결한 1991년에는 17분 남은 오후 11시 43분까지 뒤로 밀렸지만 이후 남은 시간이 다시 줄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렀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지구 종말의 날#1974년 제작#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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