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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정부, 구독 58% 영업장 빼고 열독률 조사… 유료부수 16만부 많은 매체가 순위 뒤져

입력 2023-01-25 03:00업데이트 2023-01-2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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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개만 밝혀 전체 공개 안해
정부광고 집행 기준 신뢰도 논란
정부의 신문 열독률 조사가 여전히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열독률을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에 대한 광고 집행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유료발행부수가 16만 부 더 많은 신문이 열독률은 더 낮게 나오는 등 열독률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진행한 ‘2022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를 최근 언론재단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열독률은 일정 기간(보통 최근 일주일) 특정 매체를 읽은 비율을 말한다.

열독률 조사는 전체 신문 구독 비율의 58%를 차지하는 사무실, 상점, 학교 등 영업장을 제외해 문제라는 지적이 많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영업장에서 많이 보는 신문은 유료부수가 훨씬 많아도 열독률은 더 낮게 나타났다. 실제 A 일간지는 이번 조사에서 열독률이 0.4%로 나와 6위였다. 이 신문보다 2020년 기준 유료부수가 16만 부가량 적은 B 일간지는 열독률이 0.6%로 집계돼 5위를 차지했다. 전년도 조사에서도 A 일간지는 열독률이 0.4%로 나타나 7위였고, B 일간지(0.6%)는 한 계단 높은 6위였다. 한국ABC협회의 2020년도 조사 결과 A 일간지는 유료부수가 35만5388부로 B일간지(19만2853부)보다 16만2535부 많았다. 1, 2년 사이 유료부수가 크게 바뀌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가구만 방문하는 현재 조사 방식으로는 왜곡된 결과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응답자에게 신문을 어디서 읽었는지 묻는 경로 조사는 하지만 기억에 의존하기에 읽지 않은 매체를 읽었다고 해도 검증할 방법이 없다. 이번 조사에서도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발행되지 않은 매체를 봤다는 응답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신문 대부분이 조사에서 집계조차 되지 않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2021년 열독률 조사에서는 발행이 확인된 전국 1676개 신문 중 302개만 집계됐다. 전체의 82%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다수 신문사의 열독률이 0인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재단이 전체 매체의 열독률을 공개한 전년도와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상위 10개 매체의 열독률만 공개한 건 이런 비판을 의식한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는 조사 대상을 성인 남녀 5만8936명으로 전년도보다 14% 확대하고 예산도 7억5000만 원에서 12억여 원으로 늘렸지만 신뢰도를 높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게다가 이번에 공개한 10개 매체 간 열독률 차이도 오차 범위(±0.4%포인트)를 벗어나는 경우가 드물어 변별력이 떨어지는 조사에 세금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1년 정부 인쇄매체 광고액은 2428억 원이었다. 문체부는 이번 열독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문사들을 5개 구간으로 나눴다. 문체부는 “정부 광고주가 특정 매체에 광고하길 원할 경우 해당 매체가 속하는 구간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언론학자는 “열독률 조사는 신문 시장 전체를 파악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녀 열독률을 기준으로 정부 광고를 집행하는 건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며 “유료부수 자료를 함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ABC협회의 유료부수를 다시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해 개선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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