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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3D 프린터로 3일 만에 제작… 우주발사체 ‘가성비 경쟁’ 시작됐다

입력 2022-12-02 03:00업데이트 2022-12-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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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 저가 발사체 제작해 첫 발사 성공
기존 비용 대비 절반 가격 확보
美-유럽, 저비용 발사체 개발 박차… 국내서도 재사용 발사체 기술 연구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 우주발사체 비크람-S와 개발진.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 제공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 우주발사체 비크람-S와 개발진.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지난달 18일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하리코타 우주센터에서 인도 우주항공업체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우주발사체 ‘비크람-S’가 발사됐다. 고도 약 89.5km까지 날아오른 후 벵골만에 떨어졌다. 첫 발사 목표 고도인 80km를 가뿐히 넘어섰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민간 기업이 제작한 우주발사체가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는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우주발사체 발사 비용을 탑재체 무게 kg당 수천 달러에서 10달러(약 1만3270원)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 공언하고 있다. 발사 비용 절감에 혁신을 가져온 스페이스X를 뛰어넘겠다는 포부다. 미국이나 유럽, 중국 등에서도 발사 비용 절감에 뛰어들고 있다. 우주발사체 시장에서 ‘저가 전쟁’의 서막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인도 물리학자 비크람 사랍하이의 이름을 딴 비크람-S는 무게 545kg, 높이 6m의 소형 우주발사체로 83kg 중량의 탑재체를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다.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72시간 내 비크람-S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우주발사체 소재로 가벼운 탄소 섬유를 이용해 무게를 절감하며 발사 비용도 낮췄다는 것이다.

파완 쿠마르 찬다나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스페이스X는 우주 발사체에 혁신을 가져왔으나 지금은 트위터하기에 바쁘다”며 “우주발사체 개발 비용을 최대 90% 절감하겠다”고 말했다.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는 내년 위성을 실은 첫 상업 발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기존 발사 비용 대비 50% 수준의 가격을 확보했다. 약 400명의 고객이 비크람-S 활용을 기다리고 있다.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는 소형 발사체 외에 중형 발사체, 대형 발사체 라인업도 꾸릴 계획이다.

스카이루트 에어로스페이스의 성장은 인도 정부의 지원 방향과 맞닿아 있다. 인도는 세계 우주발사체 시장에서 인도의 점유율을 늘리려 하고 있다. 점유율 확보 방안은 가격 경쟁력이다. 2014년 인도가 화성에 무인 탐사선을 보낼 당시 임무 비용이 약 7400만 달러(약 981억 원)에 불과했다. 이는 영화 ‘그래비티’ 제작 비용보다 적다.



세계 각국은 더 싸게 그리고 더 빨리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리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늘어나는 위성 발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게 목적이다.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필두로 지구 저궤도에 수십만 개의 군집위성 구축이 가속화되고 있다. 2022년 기준 스페이스X가 약 한 달에 한 번씩 우주발사체를 쏘고 있는데 수요 충족을 위해선 이보다 더 빠르게 발사 주기를 가져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유럽우주국(ESA)은 이미 2018년부터 저비용 우주 발사 대회를 개최해 혁신 민간기업을 발굴해 오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는 지난달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ESA 장관급 회의에서 상업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차세대 우주발사체를 개발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도 사례에서 보듯 비단 기존의 우주 선진국만 새로운 우주발사체 개발 시도를 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최초의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링크스페이스’는 올해 말 재활용 발사체를 발사한다.

국내에서도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와 이노스페이스가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연구 중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달 중 브라질에서 시험발사에 나선다. 한 우주업계 관계자는 “우주발사체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아직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만큼 한국이 혁신을 이뤄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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