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인하대 추락 여학생 배에 창틀에 쓸린 자국”…‘살인죄’ 적용 이유

입력 2022-08-16 03:00업데이트 2022-08-16 08:4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법의학 권위자 감정 소견서 檢제출
“피해자 배에 창틀 자국… 추락시킨듯”
검찰, 피고인 혐의 ‘살인’으로 변경
인하대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고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씨. 뉴스1
“피해 여학생은 만취해 사실상 의식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인이 성폭행을 하기 위해 여학생을 창틀 쪽으로 밀거나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추락시킨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의 배에도 창틀에 쓸린 자국이 남아 있다.”

국내 1세대 부검의이자 법의학계 권위자인 이정빈 가천대 의대 석좌교수가 지난달 발생한 인하대 성폭행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 같은 법의학 감정 소견서를 최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구미옥)는 이 감정 결과 등을 바탕으로 최근 준강간 ‘치사’로 송치된 피고인 A 씨(20)의 혐의를 강간 등 ‘살인’으로 변경했다.

이 교수는 15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피해 학생이 스스로 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사고 발생 몇 시간 뒤 병원에서 측정된 피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1%였고, 추락 당시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교수는 “이 정도 농도는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A 씨가 30여 분간 녹음한 파일에도 피해자가 의식이 없었던 정황이 드러나 있었다고 한다. 피해자가 추락한 복도 창문이 바닥으로부터 106cm 높이에 있고, 벽면의 두께는 24cm라는 점도 피해자가 스스로 떨어지기 어렵다는 추론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창문에 손을 대 자신의 몸을 끌어 올린 흔적도 없었다. 이 교수는 “피해자의 손에서 (현장 벽면의) 페인트 등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고, 벽면에서도 피해자가 손으로 짚었다고 뒷받침할 산화 반응이 감지되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A 씨가 성폭행 과정에서 피해자를 추락시켜 사망을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달 1일 시작되는 재판에선 A 씨가 피해자를 고의적으로 추락시켰는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