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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보류… 직원 반발-규제완화 기류 영향

입력 2022-07-26 03:00업데이트 2022-07-2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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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잠정 보류한다. 최근 리더십 교체에 나선 카카오가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을 의식해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최근 정부가 모빌리티 관련 규제를 풀어줄 가능성이 커지면서 무리하게 지분 매각을 추진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서는 경영진과 임직원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다양한 성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25일 카카오 등에 따르면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카카오에 매각 추진을 유보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크루(직원)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카카오 공동체(그룹) 내에서 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AC)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했다. CAC는 카카오 공동체 전반의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그룹 컨트롤타워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당초) 카카오는 매각을 결정한 바 없기 때문에 다양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에서 만드는 방안을 존중, 지지하고 기대하겠다”고 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요청하고 카카오가 이를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했지만 발표에 앞서 이미 사전 논의를 통해 매각 유보에 대해 조율한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류 대표는 지난주 카카오 공동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홍은택 대표를 찾아가 카카오모빌리티의 가치와 방향성, 직원들의 의견을 전달했고 홍 대표도 이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자대표로 신규 선임된 홍 대표는 “박수 받으며 성장하던 단계는 끝났다”며 “구성원 모두가 사회적 가치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카카오는 앞으로 CAC를 구심점으로 삼아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들과 적극 소통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적어도 10월 국정감사 전까지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이 재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와 갑질 논란 등으로 지난해 국감 때 김범수 창업자가 세 차례나 불려 나갔는데, 올해도 자칫 집중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를 사모펀드사에 팔려는 데 대한 내부 반발이 워낙 거세 사회, 정치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며 “10월 국감이 코앞인 상황에서 매각을 강행하는 것은 위험 요소가 너무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택시 대란과 관련해 모빌리티 규제 완화 움직임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동안 택시·대리운전 단체와의 갈등과 정부 규제 이슈에 휘말려 사업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 택시 요금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수익 확대의 길을 열어줄 가능성이 높아지며 시장 상황이 카카오모빌리티에 유리한 지형으로 바뀌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기다렸다가 이익을 확대하고 저평가받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카카오 CAC는 이날 ‘기술윤리위원회’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조한 홍 대표가 전면에 등장한 이후 처음으로 나온 ESG 정책이다. 위원회는 카카오 공동체 서비스들의 인공지능(AI) 윤리규정 준수 여부와 위험성을 점검하고 알고리즘 투명성 강화를 위한 노력에 힘쓸 예정이다. 홍 대표는 “카카오 공동체가 안전하고 건강한 기술 윤리를 구축해 나갈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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