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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친환경 전기차의 새로운 미세먼지 막아라” 저감기술 개발 ‘시동’

입력 2022-03-29 03:00업데이트 2022-03-29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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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미세먼지]〈4〉정부-기관, 신규 오염원 공동대응
내연기관 차량보다 무거운 전기차… ‘非배기 미세먼지’ 20% 추가로 발생
자동 흡입장치 방식 기술개발 지원… 석탄-석유 대체재 유력한 암모니아
탄소 안 나오지만 질소산화물 배출, 촉매장치 등 검토… 각국 경쟁 치열
수도권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나타낸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대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옇다. 동아일보DB
차량과 발전소 등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는 탄소중립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하면서 미세먼지도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친환경 차량이나 암모니아 등을 활용하는 발전소에서도 또 다른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산하 출연연구기관들은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가 새로 발생할 수 있는 영역을 사전에 예측해 공동으로 대응하는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전기차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기계연구원에 따르면 배터리와 각종 전자식 부품을 장착한 전기차는 일반적으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무겁다. 이 때문에 이른바 ‘비배기 미세먼지’가 20%가량 더 발생한다. 타이어와 도로의 마찰 강도가 높아지면서 니켈과 타이어 제조에 들어가는 중금속 등 인체에 좋지 않은 미세먼지의 배출량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배기구에서 탄소 물질을 내뿜지 않더라도 다른 경로로 대기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독일에선 내연기관 차량 규제를 강화하고 전기차 비중이 늘어나면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80% 감소하더라도 비배기 미세먼지는 오히려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과기정통부와 기계연구원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부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비배기 미세먼지를 줄이는 기술 개발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차의 배터리 밑과 타이어 뒤쪽 등에 미세먼지 물질을 자동으로 빨아들이거나 끌어당기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보행자에게 노출되는 미세먼지 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등에선 차량에 필터를 부착해 미세먼지 물질을 걸러내는 연구가 이뤄지기도 했지만 자동차 업계에선 비효율적인 기술로 보고 있다. 비배기 미세먼지가 비교적 입자가 큰 만큼 필터를 자주 교체해야 하는 탓이다.

기계연구원 등은 사업 타당성 조사를 거쳐 예산을 확보하면 내년부터 5년 동안 전기차의 비배기 미세먼지 감축 장치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상희 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해외 상황을 보면 2030년경에는 비배기 미세먼지 관련 규제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산하 연구기관에서 선제적으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면 국내 완성차, 차량 부품 업체도 더 쉽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무탄소 연료도 대기오염 우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석탄, 석유를 대체할 발전 연료로는 암모니아 등이 있다. 암모니아는 연소할 때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탄소 물질이 거의 나오지 않는 데다 수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영하 34도)에서도 액화 상태로 보관할 수 있어 활용 가치가 높은 대체 연료로 꼽힌다.

다만 암모니아가 연소할 때는 미세먼지 2차 생성의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이 나온다. 국내 조선 3사와 엔진 업체 등도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 흐름에 대비하기 위해 암모니아 연료로 움직이는 선박 개발을 추진하면서도 이 같은 문제를 먼저 해결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암모니아 연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HSD엔진(옛 두산엔진)은 새로운 기술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촉매 장치를 통해 암모니아 연료의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대기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형태를 고려하고 있다. HSD엔진 관계자는 “암모니아 연료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 물질 처리 기술은 선박 엔진뿐만 아니라 발전소에서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산하 출연연구기관은 앞으로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미세먼지 저감 기술 연구개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연구기관이 선행 연구를 진행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주거나 초기 개발 단계부터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석진 KIST 원장은 “대기오염 분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각 국가의 핵심 기술 선점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라며 “민간에서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원천, 선행 연구를 공적 연구기관이 주도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기업과 협업하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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