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봇’ 가사돕고 ‘현대차 로봇’ 물건날라… CES 눈길잡는 韓기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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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2] 美 라스베이거스 전시회 현장 르포

2년 만에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2’를 오프라인 개최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낯선 풍경이 연출됐다.

재작년엔 출입 등록을 하려는 참가자들로 메인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입구가 북새통을 이뤘지만 올해는 한산했다. 등록 부스를 공항 등지로 분산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와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출해야 출입 배지가 발급됐다. 배지를 나눠주던 직원은 “행운을 빈다”며 셀프 코로나 진단 키트를 함께 건넸다.

올해 CES에는 한국 기업이 역대 최다인 500여 개나 참가한다. 주최국인 미국을 제외하면 가장 많다. 2020년 약 1200개사가 참가해 ‘차이나 전자 쇼(China Electronics Show)’라는 말까지 만들어 냈던 중국 기업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참가사가 150여 개로 크게 줄었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올해 참가 기업은 총 2200여 개, 참여자는 7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 삼성의 AI 아바타…현대차의 모빌리티 혁신
삼성전자 '팀삼성' TV, 가전, 스마트폰 등을 스마트싱스로 연결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팀삼성' TV, 가전, 스마트폰 등을 스마트싱스로 연결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삼성전자 제공
올해 CES에선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기업들이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IT’를 앞세워 다시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몇 해 전까지 자동차 회사들이 미래차 기술로 CES 현장을 장악했던 데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사람들을 겨냥한 개인 경험과 그들의 일상에 초점을 맞춰 신기술이 대거 등장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리는 2년의 대부분을 집에서 보냈고, 테크 기업들은 이를 알아차렸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전시관은 ‘사용자 맞춤형 미래 홈’을 제시한다. 통합 디바이스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통해 TV와 가전, 스마트폰 등을 하나로 묶었다. 이를 통해 집 안 조명의 밝기와 온도를 나에게 맞게 조절할 수 있다. 냉장고는 내가 좋아하는 레시피를 추천하고, 이를 넘겨받은 조리 기기가 음식을 만든다. 삼성 TV에는 다양한 시청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스마트허브’를, 비스포크 냉장고에는 소모품 교체 시점을 알려주는 ‘패밀리허브’를 적용했다. 지난해 말 선언한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삼성’ 첫 무대가 이번 CES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아바타’와 새로운 ‘삼성 봇’도 전시한다. 집은 디지털과 현실 세계 간 경계가 허물어진 ‘미래 홈’의 형태가 된다. AI 아바타는 현실 세계에서 고객의 위치를 파악해 가장 가까운 스마트 기기가 고객과 소통하도록 만들어준다. 인터랙션 로봇 ‘삼성 봇 아이’와 가사 보조 로봇 ‘삼성 봇 핸디’는 개인 라이프스타일을 바꿔줄 주역들이다.

현대차 '로보틱스'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는 다양한 물건과 구조물을 얹고 이동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 '로보틱스'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는 다양한 물건과 구조물을 얹고 이동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는 로보틱스 기술을 통한 모빌리티 혁신을 주제로 참가한다. 사물인터넷(IoT)에 이동의 개념을 더한 ‘MoT(Mobility of Things)’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와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라인업은 CES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어당길 것으로 보인다.

○ 탄소중립 테마에 푸드테크, 우주 등도 부상
SK '넷제로' 탄소감축 사업과 기술, 수소 생산 및 유통, 재생에너지 공급 등을 모토로 내걸었다. SK 제공
SK '넷제로' 탄소감축 사업과 기술, 수소 생산 및 유통, 재생에너지 공급 등을 모토로 내걸었다. SK 제공
지속 가능성과 탄소중립도 CES의 주요 테마가 됐다. 올해 역대 최다 계열사가 총출동한 SK그룹은 ‘넷제로’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전시관을 운영한다. 처음 CES에 나온 SK E&S는 수소 생산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는 친환경 수소 밸류체인 구축 전략을 소개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회 충전으로 1000km 이상 달릴 수 있는 전기 콘셉트카(개발 방향성을 담은 시제차) ‘비전EQXX’를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다. 배터리 용량은 기존 차량과 비슷하지만,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구동 시스템이 개선됐다.

메인 전시장 지하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설립한 보링컴퍼니의 지하터널 이동수단 ‘베이거스 루프’가 설치돼 이용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만 스마트폰 기업 HTC는 메타버스를 눈앞으로 옮겨오는 가상현실(VR) 헤드셋 제품을 시연한다.

푸드테크, 수면테크 등도 관심을 모은다. 미국 마이코 테크놀로지는 탄소를 배출하는 소고기를 대신할 수 있는 버섯의 균을 활용한 대체육을 선보인다.

미국 슬립넘버의 스마트 베드 솔루션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수면에 적합한 침대 온도와 환경을 맞춰준다. 아기 생체 정보를 분석하는 크래들와이스의 수면패턴 솔루션도 주목된다.

우주 산업과 관련한 기술기업들도 CES에 등장했다. 우주비행선 드림체이서를 전시하는 시에라 스페이스가 대표적. CTA 측은 우주 산업을 올해 행사에서 주목할 기술 중 하나로 꼽았다.


라스베이거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ces 2022#삼성전자#현대자동차#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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