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집권 10년 김정은 경제난 해결못하고 권력 강화만”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31일 1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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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권력을 물려받았다. 지난 10년 동안 김정은 총비서는 자신의 권한을 강화하는데는 성공을 거뒀지만 식량 부족문제를 포함한 심각한 경제난과 서방과의 관계 개선 등의 외교적 과제는 해결하지 못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지난 27일부터 열리고 있는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를 계기로 김정은 집권 10년을 평가하는 기사에서 그같이 평가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이다.

현재 열리고 있는 전원회의장에 김일성 전 주석의 사진이 사라졌다고 한국 정보기관이 밝혔다. 서른일곱살의 세번째 독재자 김정은은 새로운 개인 중심 이데올로기 독트린을 제시했다. 바로 “김정은주의”다.

그는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권력은 공고하게 다졌지만 인구 2500만명 이상의 북한은 식량부족을 포함한 경제난과 서방과의 외교관계 정상화 등 오랜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김정은이 제시한 국가 비전과 풀리지 않는 과제 사이의 밀당이 이번주 열리고 있는 노동당 전원회의의 주요 의제 중 하나다.

김정은은 전원회의 도중 또는 오는 1일 북한의 2022년 계획을 밝히는 연설을 할 전망이다.

국제위기그룹(ICS)의 한국문제 담당 선임자문인 크리스토퍼 그린은 “과거에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이름을 팔았지만 권력 승계 뒤 10년이 지난 지금 북한은 김정은의 북한이 됐다”고 말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김정은에게 큰 시련을 안겨줬다. 2년 가까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중국과 교역이 고꾸라졌다. 아직 코로나 환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북한은 수백만 도스의 백신 지원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국경이 다시 열리면 북한 주민들은 취약할 수밖에 없다.

김정은은 올해 직접 북한이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며 식량난을 언급했다. 식량을 비롯한 주요 생필품 물가가 일부 급등하는 등 불안정하다고 한국 통일부가 밝혔다.

팬데믹과 제재가 겹친 속에서 김정은은 개혁을 회피하고 권력집중을 강화했다. 북한 청년들이 사상이 해이해졌다고 호통을 치고 충성심이 약하거나 사고방식이 낡았다는 이유를 들어서 지도부 주요 인사들을 교체했다.

북한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쓴 오공단 박사는 “곤경에 빠진 김정은은 경제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여전히 각종 무기실험과 엘리트 지원 자금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듯하기에 경제난 때문에 북한이 미국과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 같다고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이 말했다.

미국과 북한은 2년 이상 대화를 하지 않았다. 김 연구원은 “경제회복과 북한 주민들의 생활향상을 위해 정책을 바꿀 것이라는 조짐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유엔이 지난달 북한 비난결의를 채택했듯이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열악하다.

김정은은 아버지나 할아버지와 달리 자시에 대한 우상화를 배격하고 스스로 인간적임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열병식에서는 눈물을 흘렸고 최근에는 살이 빠진 자신의 모습이 국가적 뉴스로 다뤄지는 것도 허용했다.

김정은주의에 대한 공식적 설명이 충분하지 않지만 김정은주의가 등장한 사실 만으로도 그가 자신을 아버지, 할아버지와 구분하려한다는 징후다. 물론 그렇다고 정책이 전임자들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지난 10년 김정은은 무기 개발에 주력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고 트럼프와 두차례 회담했으며 권력 장악력을 높였다. 북한은 주민감시를 위한 최신 기술을 도입했고 불법 해킹을 통해 체제자금을 마련했다.

50대가 되어서야 총비서가 된 아버지와 할아버지보다 빠르게 김정은은 올해초 8차 당대회에서 총비서에 올랐다. 국민대학교 북한 전문가 표도르 터티스키는 이를 두고 김정은이 “내가 나이기 때문에 총비서가 된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몇년 동안 이어진 제재 속에서 해외노동자를 파견해 돈을 벌고 화물선 선적을 바꿔치기하는 등으로 압력을 회피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북한 해커들이 훔친 암호화폐나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불법 세탁하고 있다고 북한 제재를 위한 전문가 위원회 소속 금융 및 경제 전문가 애론 아놀드가 말했다.

그는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는데는 매우 혁신적이고 새롭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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