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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승리의 진짜 요인[임용한의 전쟁사]〈190〉

임용한 역사학자
입력 2021-12-07 03:00업데이트 2021-12-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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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근대사, 세력지도를 바꾼 전쟁이 보오전쟁(1866년)과 보불전쟁(1870∼1871년)이다. 프로이센이 강국으로 떠오르고 독일 통일을 목전에 두자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러시아가 방해를 시도했다. 프로이센은 러시아와 오스트리아 연합군에 이어 프랑스까지 격파했다. 유럽의 강자가 바뀌었고, 프로이센은 거침없이 내달려 독일 통일을 완성함으로써 더 강한 국가가 되었다.

동시에 독일은 나폴레옹에게 점령당했던 국가적 수치를 지우고 멋지게 복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때 프랑스의 왕은 나폴레옹의 조카라는 루이 나폴레옹이었다. 독일은 그 후 너무 강해져서 1차,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2차 세계대전의 패전에도 불구하고 현재 경제력에서는 유럽의 최강자로 복귀했다.

독일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이 신형 드라이제 소총이다. 이전까지 소총은 총알을 총구에서 삽입해야 했다. 이를 전장식 소총이라고 한다. 전장식 소총은 발사 속도가 느릴 뿐 아니라 서서 장전하고 사격해야 한다. 잘해야 ‘앉아 쏴’가 가능한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강선이 들어간 소총이 발명되면서 소총의 위력과 명중률이 비약적으로 증가하자 병사들이 서서 전진하며 사격하는 라인배틀 방식은 말 그대로 죽음의 대형이 되었다. 노리쇠를 당겨 탄환을 삽입하는 후장식 소총은 발사 속도를 비약적으로 증가시키고, 엎드려 쏘기를 가능하게 했다. 여전히 서서 싸우는 방식을 완전히 탈피하지는 못했지만, 전투 방식에서 비약적인 변화를 준 건 분명하다.

후장식 소총의 역할이 과장됐다는 설도 있다. 강국 간 전쟁에서 약간의 무기 성능 차이, 비교우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진 못한다. 승리의 진짜 요인은 인간이다. 그들의 전술, 역량, 용기, 의지였다. 이 믿음이 진정한 위기를 맞는 순간이 드디어 왔다. 아직은 아니지만, 드론, 인공지능(AI), 로봇, 우주전쟁은 정말로 인간의 시대가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를 던져주고 있다. 전쟁만 그런가. 인류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진정한 시험대에 섰다.

임용한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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