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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복종하는 리더[임용한의 전쟁사]〈189〉

임용한 역사학자
입력 2021-11-30 03:00업데이트 2021-11-30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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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의 왕 아게실라오스는 스파르타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동시에 스파르타의 몰락을 지켜보아야 했던 왕이다. 그는 평생을 스파르타의 영광을 위해 전장을 누볐다. 아게실라오스는 특별한 스파르타인이었다. 그는 체격도 왜소하고 어쩌면 선천적인 이유로 다리를 절었다. 건장한 아이가 아니면 키우지 않았던 스파르타에서는 올바로 자라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왕자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복형이 왕으로 즉위해 왕위와 왕자라는 지위까지도 포기했기 때문인지 스파르타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는 스스로 평민이라고 말하고, 왕손은 입학하지 않았던 학교 아고게에 입학했다. 신체적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노력과 투지로 그는 최고의 전사가 되었다. 동급생 중에서 그를 이기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노년이 돼서도 스파르타군의 맨 앞에서 창을 들고 싸웠다. 아게실라오스는 탁월한 전사이며 뛰어난 전술가였고, 전장에서는 최고의 지휘관이었다.

그리스의 역사가 크세노폰은 아게실라오스가 다른 왕자와 달리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유명한 아고게를 졸업한 게 그에게 복종심을 가르쳤다고 말했다.

크세노폰의 이 지적은 꽤 의미가 있다.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부하들, 백성들, 부림 받는 사람들의 고충을 이해해야 한다고들 한다. 여기서 이해라는 게 어떤 행동을 말하는 것일까? 선거철이 되면 모든 출마자들은 앞장서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 한 맺힌 사람들을 찾아가 당신들의 고통을 이해한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큰절을 하며 섬기겠다고 한다. 본인들은 정말로 자신들이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던 크세노폰은 리더십에 관심이 많았고 리더십에 관한 훌륭한 저술을 여러 편 남겼다. 그가 칭찬한 리더로서 아게실라오스의 덕목은 이해심에 대한 게 아니었다. 크네노폰이 꼽은 리더의 자격요건은 복종심이었다. 복종할 줄 아는 자가 다른 사람을 복종시킬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이해 못하는 리더는 없는데, 복종하는 리더는 보기 힘들다. 복종은커녕 역사, 민생, 사명, 온갖 이유를 들어 당당하게 복종을 거부하고 그것을 리더의 능력으로 내세운다. 크네노폰은 복종하는 왕을 보았는데, 우리는 언제 쯤 보게 될까?

임용한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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