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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위험한 가계부채… 한국, 주요국 처음 GDP 넘고 증가속도 1위

입력 2021-11-16 03:00업데이트 2021-11-16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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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협회, 36개국 조사… GDP대비 104.2%로 최고
1년새 6%P 상승, 가장 높아… 당국 기준금리 인상기조 이어질듯
한국의 가계부채가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며 가장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가계부채 위험 수준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방위 규제에도 집값 상승세에 따른 주택 대출 수요가 계속되고 있어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5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2%로 집계됐다. 이는 유로존을 포함해 조사 대상 36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비율이 100%를 웃돈 국가도 한국이 유일하다. 홍콩(92.0%), 영국(89.4%) 미국(79.2%) 등 2∼4위 국가보다 한참 앞선다. 1년간 국내 모든 경제주체들이 생산 활동에 참여해 만든 부가가치로 가계 빚을 못 갚는다는 뜻이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년 새 6%포인트 뛰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홍콩(5.9%포인트), 태국(4.8%포인트), 러시아(2.9%포인트), 사우디아라비아(2.5%포인트) 등이 뒤를 이었다.

IIF는 보고서에서 “주택 가격 상승과 함께 글로벌 가계부채가 올 상반기(1∼6월)에만 1조5000억 달러 늘었다”며 “조사 대상 국가의 약 3분의 1에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졌고 특히 한국 러시아 등이 두드러졌다”고 했다. 실제로 집값 상승 여파로 올해 2분기(4∼6월) 국내 주택담보대출은 1년 전에 비해 8.6% 증가했다. 2019년 2분기(4.4%)의 2배에 가까운 증가 폭이다.


가계부채가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자 금융당국은 지난달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추가로 내놨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블룸버그의 ‘버블 가능성 지수’도 한국이 2위, 2010년 이후 주택가격 상승률도 세계 3위”라며 “버블이 더 쌓이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당국의 전방위 규제에 따라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5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하지만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에도 4조7000억 원 불어나며 예년 증가세를 웃돌았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증가세를 막기 위해 ‘고가 전세’에 대한 추가 대출 규제도 검토하고 있다.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선 기준금리 인상이나 대출 규제 같은 통화·금융정책뿐 아니라 집값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주택정책과의 공조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요국 가계부채 조정 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은 총재가 가계부채 문제는 한국은행, 금융위,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모두의 책임이라고 언급했는데 여기에 더해 국토교통부 역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며 “주요국 사례를 볼 때 주택가격 조정 없이 가계부채가 조정된 사례는 없는 만큼 집값이 안정돼야 가계부채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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