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높이려면 장내 유익균 늘리고 활성산소 제거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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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가천의대 석좌교수 인터뷰

항산화 의학의 권위자’라 불리는 정명희 박사는 1981년 활성산소의 염증에서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생화학 박사를 취득했다. 서울대 의대 재직 당시에는 활성산소 학회 및 노화 학회를 창립하는 등 국내 활성산소 연구 도입 및 발전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서울대 부총장을 거쳐 2015년부터는 가천대 의무부총장,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장, 뇌과학연구원장 및 가천융합의과학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가천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스킨 제공
항산화 의학의 권위자’라 불리는 정명희 박사는 1981년 활성산소의 염증에서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생화학 박사를 취득했다. 서울대 의대 재직 당시에는 활성산소 학회 및 노화 학회를 창립하는 등 국내 활성산소 연구 도입 및 발전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서울대 부총장을 거쳐 2015년부터는 가천대 의무부총장,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장, 뇌과학연구원장 및 가천융합의과학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가천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스킨 제공
100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현대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2020 건강기능식품 시장현황 및 소비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 규모는 4조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됨에 따라 면역력이 건강이라는 인식이 더해지면서 시장 규모가 5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현대인들이 건강기능식품에 바라는 효능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건기식으로 챙기려는 건강 문제 1위는 장 건강(40.3%)이었으며 면역력 증진(35.7%), 건강 증진(25.4%)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순위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건강관리의 핵심인 ‘항산화’ 및 ‘유산균’과 연관된 것이다.

우리 몸속 가장 큰 면역기관이 장이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유산균의 인기는 나날이 고공행진 중이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효능이 특화된 제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많은 유산균 제품 중 ‘항산화’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국내 항산화 의학의 최고 권위자인 정명희 가천 의대 석좌교수(전 서울대 의대)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항산화’란 정확히 무엇인가.

모든 생명체는 섭취한 음식물로부터 에너지를 얻기 위해 산소를 사용한다. 우리가 섭취한 산소의 95%는 물로 전환돼 에너지 생성에 기여하게 되며 그 중 2∼3%는 안정된 물이 되지 못하고 불안정한 상태의 ‘활성산소’가 되고 만다. 활성산소는 단백질, 지질, DNA 등 우리 세포의 주요 구성 물질로부터 전자를 빼앗아 파괴하는데 이를 ‘산화 작용’이라고 부른다. 이 같은 유해한 산화 작용을 하는 활성산소를 방치하면 각종 염증질환, 대사질환, 발암 및 노화의 유발 요인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활성산소의 산화작용을 막아야 하며 이러한 과정을 ‘항산화’라 정의한다.

항산화, 즉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먼저 단백질로 이뤄진 활성산소 제거 효소의 활약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거나 질병, 영양 불량 등에 노출되면 이들 효소의 생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이를 이겨내는 방법은 음식물을 통해 항산화 물질을 섭취하는 것이다. 따라서 항산화제가 다량 함유된 야채나 과일을 꾸준히 섭취해 항산화 능력을 높여야 하며 대표적인 항산화제로는 ‘안토시아닌’을 들 수 있다.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식품엔 어떤 것들이 있나.

플라보노이드에 속하는 안토시아닌은 주로 붉거나 검고 짙은 자주색 야채와 과일에 함유돼 있다. 블랙커런트, 블랙라이스(검은 쌀), 빌베리, 블랙베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신진대사 증진, 장 건강 개선, 암 예방, 소염, 알레르기 반응 완화, 당뇨 개선 및 인지기능 향상 등의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주목 받고 있다.

―전문가 입장에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유산균에 대해 소개해 달라.

장에는 유익균과 유해균이 함께 존재한다. 유익균은 발효 결과물로 유산을 생성하는 젖산균이 대부분이다. 이는 소장에 서식하는 락토바실러스와 대장에 서식하는 비피도박테리움을 통틀어 유산균으로 불린다. 이들은 분비한 젖산으로 유해균을 없애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장은 우리 몸속에 있지만 실은 피부와 같이 외부와 늘 접촉하는 부위기도 하다. 장벽엔 면역세포의 70%가 집결돼 있으며 장내 세균은 늘 면역세포에 자극을 주고 면역기능을 증진시키는 방식으로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무기질, 비타민과 같은 영양소 외에도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유익한 세균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같이 건강에 도움을 주는 살아있는 균을 프로바이오틱스라고 하며 젖산균이 가장 대표적이다.

젖산균은 음식물의 소화를 돕고 외부 병원균을 살균해 감염을 예방한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젖산균은 유해균 증식 억제에 의한 면역력 증강, 과민성 대장증후군, 아토피성 피부질환, 대사증후군, 심혈관계 질환 및 정신질환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특허 유산균주 중 현대인에게 필요한 균은….

효능이 알려진 균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이때 균의 출생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인은 늘 김치를 섭취하기 때문에 김치에서 유래한 유산균이 한국인들의 장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며 따라서 김치유래 유산균이 더욱 권장되고 있다.

―유산균 섭취 시 주의할 점은….

유산균의 90%는 위산과 접촉하면 사멸되기 때문에 공복보다는 식후 섭취를 권장한다. 또한 일정 수준의 체내 균군 형성으로 유익한 효능을 보기 위해선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균마다 고유 기능이 다르므로 균주의 기능에 따른 배합 섭취를 추천하며 소장에 서식하는 락토바실루스계 균과 대장에 기생하는 비피도박테리움계 균의 배합을 권장한다.

―프로바이오틱스와 유사한 용어가 많은데 정확히 어떤 뜻인가. 최근 각광받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우선 관련된 용어에는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신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있다. 먼저 △프로바이오틱스란 장에 유익한 살아 있는 균을 의미하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산균이 대표적인 예이다. △프리바이오틱스는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를 의미하며 갈락토 올리고당, 프락토 올리고당 등 주로 길이가 짧은 올리고당들이 사용된다.

△신바이오틱스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의 결합 제제를 의미하며 함께 섭취되므로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죽은 프로바이오틱스 즉, 프로바이오틱스에서 ‘살아 있는’ 개념을 뺀 셈이다. 죽은 균이지만 성분이 프로바이오틱스와 같기 때문에 효과가 빠를 수 있고 프로바이오틱스 성장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 자체인 프로바이오틱스의 작용이다. 따라서 먹이와 성장 환경을 이롭게 하기 위해 프리바이오틱스와 포스트바이오틱스를 함께 섭취한다면 프로바이오틱스 효능의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마이크로바이오타와 게놈의 합성어로, ‘미생물군유전체’로 장내 세균의 DNA 염기 서열 검사를 통해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분포를 알아내는 연구 방법이다. 이 같은 검사로 확인했을 때 유익균의 분포가 적게 나왔다면 이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보충해야 하는 근거가 된다. 이때 프리바이오틱스 및 포스트바이오틱스를 함께 투여하면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을 높일 수 있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건강기능식품#정명희#가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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