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공개 일정'이 축소된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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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20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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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1일 중 7일 '공개일정 없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공개 일정이 확 줄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른 대선주자들이 광폭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당내 주요 현안 등에 대한 발언도 나오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국회 본청 방문 시 악수한 당직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외부 활동을 자제한 뒤 지난 10일부터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하지만 20일까지 총 11일 중 7일은 공개 일정이 없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을 만났고, 12일에는 정책행보의 일환으로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가졌다.

또한 광복절인 15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을 방문해 백범 김구 선생 묘역과 윤봉길 의사를 모신 삼의사 묘역, 임시정부 요인 묘역을 참배했다. 아울러 18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12주기를 맞아 묘역을 참배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6월 29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민심 청취를 위한 ‘윤석열이 듣습니다’라는 민생행보를 펼쳤다.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입당 이후에도 의원 등과 각종 간담회를 진행하며 대선 주자로서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윤 전 총장은 공개 일정뿐만 아니라 당내 주요 현안에 대한 발언도 줄이는 모습이다. 그는 18일 국민의힘 내부 갈등을 묻는 질문에 “김대중 대통령님의 서거12주기 추모하는 장소에 와서, 정치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전 총장의 이 같은 행보는 당내 갈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다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 전 총장 간 통화 녹취록이 정치권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파장이 일었고, 이 대표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 통화한 내용 중 ‘저거 곧 정리’라는 발언의 대상이 윤 전 총장이라는 원 전 지사의 주장을 놓고 당이 내홍을 겪었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 전 총장의 최근 행보와 관련해 TV토론 준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26일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된 뒤 본격적으로 진행될 TV토론을 앞두고 사전 준비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 당내 다른 대선 주자들은 윤 전 총장을 벼르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19일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모든 분야를 두루 경험하고 어떤 질문을 하든 기본적인 방향을 가지고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원 전 지사도 “윤 전 총장이 무릎 꿇고 저한테 협조를 해야 하는 위치로 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달 말 예정된 당내 경선 버스 출발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경선이 본격화되면 각종 일정이 많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버스 출발 전인 이달 말까지 윤 전 총장이 여러 인사를 물밑 접촉하고 정책을 구상하는 데 시간을 할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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