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망명 中고위학자 “中공산당은 종이호랑이… 美, 강하게 맞서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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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간부 교육기관 前중앙당교 교수, 후버재단 통해 中지도부 비판 논문
“中, 겉은 강해 보여도 속으론 분열… ‘톈안먼 사태’ 이후 中관계 회복 등
美의 순진한 판단이 中유리하게 해”
1일 공산당 100주년 톈안먼서 행사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미국으로 망명한 공산당 전 고위 인사가 “중국 공산당은 종이호랑이”라며 “중국 공산당은 미국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허약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대대적인 100주년 행사를 예고한 가운데 홍콩에서는 경찰 1만 명이 곳곳에 배치돼 삼엄한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 망명 중인 차이샤(蔡霞·68·사진) 전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가 미국 싱크탱크 후버재단을 통해 중국 지도부를 비판하는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차이는 1992년부터 공산당 간부 교육기관인 중앙당교 교수로 재직한 인물이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권력 집중 현상과 공산당의 사유화 등을 지속적으로 비판하다가 2019년 미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망명 이후 시 주석과 공산당을 ‘마피아 보스’와 ‘정치 좀비’라고 비판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공산당에서 제명당했다. 차이의 외조부는 마오쩌둥(毛澤東)과 함께 대장정에 참가했고 그의 부모도 인민해방군에서 항일전쟁을 벌인 혁명 원로 집안이다.

그는 28쪽 분량의 논문에서 “(중국 공산당은) 굶주린 용과 같은 야망을 지녔지만 실제로는 종이호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겉모습은 강력하지만 시 주석 집권 기간 더욱 분명해진 사회적 모순과 스스로에 대한 의심으로 분열된 상태”라며 “미국은 중국 공산당의 갑작스러운 분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논문에는 미 정부가 중요한 순간마다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지적도 담겨 있다. 그는 잘못된 결정의 예로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이후 미중 관계를 다시 회복한 것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지지를 들었다. 그는 “미국의 순진한 판단이 중국 정권에만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중국 공산당은 미국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허약하다. 중국 공산당의 공격적인 정책에 미국도 강 대 강으로 맞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30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는 베이징(北京) 톈안먼광장에서 열린다. 이 행사에서 시 주석의 연설이 예정된 가운데 그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의미하는 ‘중국몽’을 강조하면서 중국 공산당과 자신의 리더십을 대내외에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열병식은 없지만 군 산하 무장경찰과 최신 공군기 등을 동원한 약식 군사 행진도 예정돼 있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예행연습에는 3만 명 이상이 동원됐다.

베이징 거리 곳곳에 100주년 선전물이 붙어 있는 등 축제 분위기인 중국 본토와 달리 홍콩에는 경찰 1만 명이 곳곳에 배치되는 등 삼엄한 분위기다. 경찰은 유사시 빅토리아 공원 등 집회 예상 지역들을 원천 봉쇄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에서는 2003년부터 매년 7월 1일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하는 대규모 주권반환일 집회가 열렸다. 홍콩 당국은 최근 반중매체 핑궈일보 폐간 등에 따른 반감이 분출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차이샤#중국몽#핑궈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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