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목넘김에 캬∼“고량주 맞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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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명물 ‘수성고량주’

‘대구’ 하면 중화요리를 손꼽는 사람이 많다. 1905년 경부선 개통 후 화상(華商)들은 조선 3대 시장의 하나인 대구로 몰렸다. 중국인 요리사들은 직접 음식점을 차렸다. 여러 종류의 외식산업이 발달하며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수성구와 중구에서는 화교 2세들이 반점(飯店)을 운영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대구 맛집 가운데 중국집을 추천하는 이유다.

맛깔스러운 중화요리를 앞에 두고 향긋한 고량주가 빠지면 섭섭한 법. 대구에는 지역 자랑인 수성고량주가 있다. 수성고량주는 1953년부터 고량주를 생산한 대구 향토기업이다. 붉은 수수로 만드는 중국술 고량주를 제조하는 업체는 국내에서 수성고량주가 유일하다.

고량주는 대개 독한 중국술로 알려져 있으나 수성고량주는 다르다. 한국인 입맛에 맞게 개발돼 향과 목넘김이 좋고 다음 날 숙취도 거의 없다. 잡냄새 제거에도 효능이 있어 요리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순수 증류주여서 귀한 약재를 담는 약용주로도 활용된다. 360여 년 역사의 한약재 판매시장 약령시에서도 많은 한방약재상이 고량주를 약용주로 쓰고 있다.

수성고량주의 제품은 다양하다. 백화점 및 마트에서 판매하는 ‘후레쉬 수성 40도’와 식당 전용인 ‘수성 스페셜 34도’가 대표적이다. 젊은 애주가를 겨냥한 수성고량주 ‘효(孝) 29도’와 캠핑객이 야외에서 손쉽게 마실 수 있는 캔 형태의 ‘원샷 30도’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병이 부엉이 모양으로 생겨 시선을 사로잡는 ‘빼갈 36도’ 125mL와 다이아몬드 형태 병 디자인으로 고급화한 ‘프리미엄 백주 43도’, ‘프리미엄 블루 35도’는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수성고량주는 세계시장에서도 인정받는다.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식품 전시회인 푸덱스박람회에 참여해 세계 각국 바이어의 찬사를 얻었다. 경북대 발효생물연구소와 협력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과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을 타진하고 있다.

이승로 수성고량주 대표는 “전국 백화점과 할인매장으로도 활발히 유통하고 있다. 집에서 수성고량주 한 잔을 마시며 대구에서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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