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한 솔로→산 홀로… 오묘한 작명의 세계

임희윤 기자 입력 2021-06-22 03:00수정 2021-06-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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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21일 월요일 맑음. 홀로 산.
#350 San Holo ‘make this moment last’(2021년)
네덜란드 음악가 산 홀로가 이달 초 낸 2집 앨범 ‘bb u ok?’ 표지. 뮤직카로마 제공
임희윤 기자
몽글몽글 솜사탕 같은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을 구사하는 1990년생 네덜란드 프로듀서 ‘산 홀로’의 음악에 요즘 빠졌다. 그의 예명을 보며 정말 홀로 산 정상에 올라 운해를 바라보며 듣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산울림의 ‘산 할아버지’를 특히 좋아하는 한국 음악가가 아니라면 필시 ‘스타워즈’ 시리즈의 광팬일 거라 짐작했는데 과연 주인공 ‘한 솔로’의 앞뒤 철자를 바꾼 작명이 맞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해외 음악계에는 이렇게 알파벳 한 글자를 비틀어 ‘팀명 유머’를 구사하는 팀이 적잖이 출현했다. 역사적 그룹 비틀스의 드러머를 질주감 있는 드림 팝 장르로 소환한 링고 데스스타, 미남 배우 톰 크루즈에게 혼나기로 작정한 복고적 전자음악가 콤 트루즈, 재즈 트럼페터 쳇 베이커를 위조한 흐느적대는 전자음악가 쳇 페이커, 로이 오비슨에 재미와 비트를 더한 하우스 뮤직 음악가 조이 오비슨 등 무궁무진하다. 그저 눈에 확 띄는 팀명만으로 승부하는 코미디 가수들은 아니다. 원래 이름의 소유자와 분위기나 장르는 퍽 다르지만 음악도 꽤 개성 있고 좋아서 팬도 상당하다. 대개 전자음악가들 사이에 저런 작명이 근년에 유행했다.

적어도 내용증명 한 번쯤은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단연 걸작의 팀명은 하모니카 르윈스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의 스캔들로 유명한 모니카 르윈스키 전 백악관 인턴의 이름에 작은 악기 이름을 결합했다. 클린턴이 불어서 연주하는 악기인 색소폰에 통달했음을 상기하면 영판 억지도 아니다. 하모니카 르윈스키의 우상은 엘비스 프레슬리인 것 같다. 프레슬리를 재해석한 듯 번쩍이는 의상, 노래방 의자도 들썩일 울렁거리는 보컬로 승부하는 괴짜 록 밴드다.

저 작명의 ‘스타워즈’ 전쟁판에서 산 홀로의 음악이 오래갈 가능성에 한 표를 던진다. 닥터 드레의 ‘The Next Episode’를 창의적으로 리믹스해 유튜브에서 2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올리기도 한 홀로는 홀로 참 잘 살아남을 음악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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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윤 기자 imi@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한 솔로#산 홀로#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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