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새가 우는 건 그리움 때문일까

임희윤 기자 입력 2021-06-08 03:00수정 2021-06-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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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7일 월요일 흐림. 들종다리.
#349 Fleet Foxes ‘Meadowlarks’(2008년)
임희윤 기자
“이게 무슨 소리지? 개구리 소린가? 아파트 앞에 개구리 살 만한 데가 없을 텐데….”

며칠 전부터 초저녁에 창문을 열면 괄괄한 울음소리가 들린다. 저리도 끝없이 울어대는 대상이야 따로 있는지 알 도리가 없지만 저이는 왠지 우리 집 안으로도 열심히 저 소리를 욱여넣는다. 풀벌레인지, 개구리인지 그의 얼굴이 요즘 퍽 궁금하다.

싱어송라이터 전유동은 지난해 낸 앨범 ‘관찰자로서의 숲’에 ‘그 뻐꾸기’라는 곡을 담았다.

‘그 뻐꾸기 검은등뻐꾸기/언젠가 만날 수 있겠지/목소리만 들었던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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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동은 실제로 어딘가에서 특이하게 우는 뻐꾸기의 노래를 들었다고 한다. 어떤 종인지 언젠가는 알아내고 싶어서 그 멜로디를 틈나는 대로 흥얼거리며 되새겼다고.

‘도#-시-시-솔#’ 잊지 않으려는 절박함이 동력이 됐다. 급기야 이 멜로디를 주선율로 삼은 ‘그 뻐꾸기’라는 노래까지 만들었으니.

‘이 노래를 누가 불렀는지/도무지 알 길이 없었지 (중략) 언젠가 만날 수 있다면/내 이름을 알려줄 거야’

뻐꾸기가 작곡한 선율에 E장조라는 인간의 화성 체계를 얹어 전유동은 익살과 재치가 넘치는 사람의 노래를 지어냈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J J 케일(1938∼2013)의 곡 ‘Magnolia’(1972년)에서는 여름 바람에 묻어 날려 온 쏙독새(whippoorwill)의 노래가 화자를 자극한다. 휘파람으로 헤비메탈을 연주하듯 빠른 4연음을 구사하는 이 새의 노래에는 확실히 특별한 구석이 있다. 곡의 주인공이 고향인 미국 남부에 두고 온 연인을 사무치게 그리워하게 만들 정도로….

2008년 어찌 보면 시대착오적인 사이키델릭 포크 록을 홀연히 들고 나타난 미국 밴드 ‘플리트 폭시스’는 데뷔작에 소품 격인 ‘Meadowlarks’를 실었다. 말 그대로 들종다리 새에 관한 노래. 목가적인 G장조로 시작한 노래는 후반부에 굴절되듯 뒤틀린 조옮김(E♭M7-A♭)을 지나 몽환적인 합창으로 향한다. ‘Gm-G-Gm-G…’ 단조와 장조를 한 마디씩 오가는 이 피날레는 마치 결론이 묘연한 설화의 마지막 페이지 같다.

생명체가 저마다의 정한을 뿜어내는 계절이 도래했다. 그렇다면 나의 노래는 누굴 향한 걸까.



임희윤 기자 imi@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새#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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