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우후죽순 물류센터, 대형 화재 반복되는데 대책은 뒷전

동아일보 입력 2021-06-21 00:00수정 2021-06-2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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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발생 나흘째인 20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 물류센터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어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1.6.20/뉴스1
17일 발생한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소방 작업에 투입됐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소방관 1명이 안타깝게 사망했다. 화재는 발생 나흘째인 어제까지도 진압되지 못했다. 소방 당국은 확산을 막으면서 사실상 건물과 내부가 전소돼 불이 자연적으로 잦아들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사고로 물류센터가 화재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물류센터에는 통상 상품이 가득한 데다 가연성(可燃性) 포장재인 종이상자와 비닐 등이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층고가 10m 정도로 높아 스프링클러가 작동해도 위쪽 선반 부분만 적시고 중간 부분에는 닿지 않아 계속 불이 타기 쉬운 구조다. 물건을 실어 나르는 컨베이어벨트 등이 선반 사이로 복잡하게 배치돼 있어 방화벽을 설치하기도 어렵다. 건물이 주거지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근처에 상수도 설비가 없어서 멀리서 소방용수를 끌어와야 하고 건물 뒤편이 산과 맞닿아 있는 곳이 많아 후방 접근이 여의치 않다.

쿠팡 노조는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물류센터에는 수많은 전기 장치가 설치돼 있어 화재 위험이 높았다”고 주장했다. 화재가 발생한 무렵 찍힌 CCTV 영상에는 물류센터 지하 2층 진열대 선반 위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장면이 보인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더 조사해봐야 알 수 있지만 전력 과부하를 초래하는 요인이 없었는지, 전력 과부하에 대비한 방지책이 충분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배달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물류센터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만 732곳의 물류센터가 신규 등록됐다. 물류센터가 화재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 당국의 소방 지도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지난해 7월에는 용인 물류센터 화재로 5명이 목숨을 잃었고, 지난해 4월에도 군포 물류센터 화재로 220억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업체들이 물류센터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화재 대비를 등한시하고, 당국이 효과적인 지도를 하지 않는다면 참사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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