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처럼 자유롭게… 놀아볼까요, 우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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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선 바이올리니스트 독주회
민속적 분위기 곡들 20일 선보여
동유럽-한국 전통 선율 탐구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은 “자유분방한 민속 선율에서 후련함을 느낄 수 있는 연주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콘서트디자인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은 “자유분방한 민속 선율에서 후련함을 느낄 수 있는 연주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콘서트디자인 제공
“한바탕 놀아보자는 프로그램이죠. 요즘 어려운 분이 많지만 ‘힘들수록 더 자유분방하게 풀어나가 보자’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내 안의 집시를 찾는 여행일까.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서울대 교수·57)이 자유로운 민속 선율이 두드러지는 곡들로 독주회를 연다.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집시를 뜻하는 라벨 ‘치간’으로 시작해 김한기(창원대 명예교수)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강강술래’, 버르토크 랩소디 2번, 에네스쿠 소나타 3번으로 이어진다. 2011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준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정한빈이 협연한다.

시작은 루마니아 작곡가 에네스쿠의 소나타였다. “사회의 관습에 구애되지 않는 자유분방한 방랑자들을 그려낸 듯한 작품이죠. 곡에서 표현된 열정이 한국인들의 감성과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곡을 중심으로 민속적 요소가 두드러진 작품들을 골랐다. ‘치간’은 라벨이 바이올리니스트 옐리 다라니의 집시풍 연주를 듣고 영감을 받아 쓴 곡이다. 버르토크 랩소디 2번도 집시 바이올리니스트의 즉흥연주 스타일이 깊이 배어 있다.

김한기의 ‘강강술래’도 이 콘셉트에 딱 맞게 느껴져 두 번째 연주곡으로 선택했다. “민속적인 가락과 화성에 작곡가 고유의 색채를 입혀 난해하지 않게 풀어낸 작품이죠. 고전 낭만 작품들에서 친숙한 네 개 악장의 균형미도 있고요. 사실 김 선생님이 제게 초연을 권하신 다른 작품이 있는데, 이번 독주회에는 ‘강강술래’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매우 즐기면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믿는 구석도 있다. “함께 연주하는 정한빈 피아니스트가 매우 생각이 깊고 너무도 훌륭하게 작품을 연구했어요. 이제 제 연습만 걱정하면 되죠. 하하….”

이경선은 올해 11년차 교수다. 정성 들여 키운 제자들이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앙상블에 진출해 자리 잡은 모습을 보는 게 보람이고 재산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가 음악감독을 맡은 창원 국제 실내악축제는 올해도 11월에 열린다. 탱고의 대명사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피아졸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를 폐막공연에서 연주한다. 세계적인 반도네온(아코디언과 닮은 아르헨티나의 건반악기) 연주가 제이피 조프레가 바이올린과 반도네온을 위해 편곡한 버전을 조프레와 협연할 예정이다.

실내악단 서울비르투오지 음악감독도 맡고 있다. 올 9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클래식, 벽을 허물다’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로 여러 계획이 무산돼 아쉬움이 컸어요. 사실은 제 개인의 미래보다 서울비르투오지가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웃음)”

1만5000∼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이경선#바이올리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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