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팔라진 확산세-느슨해진 방역 의식… 4차 유행 현실화 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코로나19]11일만에 확진자 500명대→600명대
일주일간 비수도권 비중 38%
감염경로 불명도 26.4%로 늘어
출입명부 전원 기재 등 잘 안 지켜져… 8일 확진자 700명 안팎까지 늘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 3월 내내 300∼400명을 오가던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월 27일 505명으로 하루 500명을 넘었고 11일 만인 7일 668명까지 늘었다. 8일 발표될 확진자 수는 700명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확산세가 빨라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12월 3차 유행 초반에도 하루 600명대 확진자 발생이 일주일가량 이어지다 1000명 안팎으로 폭증했다. 지금 확산세를 진정시키지 못하면 4차 유행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한 피로감이 커진 상황에서 특별한 방역대책도 없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 더 빠르고 더 넓게 퍼진다

최근 7일 동안 국내 전체 확진자 가운데 비수도권 비중은 38%였다. 여전히 수도권 확진자 수가 많지만 비수도권 확진자 수가 뚜렷하게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3차 유행 초기와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명확해진다. 당시 일일 확진자가 처음 600명을 넘은 12월 4일을 기준으로 직전 일주일간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은 23%였다.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방역전선이 전국으로 확대된 것이다.

대전의 경우 7일 하루에만 6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전 동구의 한 보습학원 집단감염으로 학생 42명과 강사 1명, 가족과 지인 18명이 확진됐다. 이전까지 대전의 누적 확진자 수는 1459명에 불과했다. 확진자가 늘어도 역학조사만 빠르게 이뤄지면 확산세를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마저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지난달 24일 첫 확진자가 나온 부산 유흥주점발 집단감염의 경우 2주 만인 7일 관련 확진자가 302명으로 늘었다. 2일 전북 군산시에서 시작된 교회 관련 확진자는 37명이 추가돼 불과 5일 만에 12개 시도 201명에게 전파됐다.

이렇게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 감염경로 불명 확진자의 비율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 2주간 발생한 확진자 가운데 감염경로 불명 비율은 26.4%다. 3차 유행이 번져가던 지난해 12월 4일 기준 감염경로 불명 비율은 15.8%로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3차 유행 때와) 감염 양상이 달라졌다.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 한계에 다다른 거리 두기 효과

정부는 9일 거리 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행 상황만 놓고 보면 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시민들의 피로감도 누적된 상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7일 브리핑에서 “거리 두기 장기화에 따라 사회적으로 방역 긴장감이 많이 이완돼 있다”며 “4차 유행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차츰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가 최근 식당 및 카페 출입명부에 전원을 기재하도록 하는 등 방역수칙을 강화했지만,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동량도 늘어나고 있다. 중수본에 따르면 수도권의 지난 주말(3, 4일) 이동량은 3157만 건으로 전주 대비 0.6% 늘었다. 전국적으로 비가 온 것을 감안하면 증가 폭이 작다고 볼 수 없다. 방역당국이 2, 3월 발생한 집단감염을 분석한 결과 23%가 발열, 기침 등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사람이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면서 발생했다. 증상이 나타나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지 image@donga.com·이지윤 기자
#확산세#방역 의식#4차 유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