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오 후보에게 꼬리표처럼 붙었던 말은 “보수 진영의 잃어버린 10년을 만든 장본인”이라는 비판이었다. 오 후보가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어 사퇴한 뒤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정치권 등장 및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공조로 서울시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 보수 진영에선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기획자로 ‘오세훈을 박근혜 대항마로 키우려는 친이(친이명박)계’가 지목됐다. 그 결과 친이 친박(친박근혜) 갈등이 고착화됐고, 2016년 총선 패배와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및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패배까지 모두 ‘오세훈 나비효과’로 치부되며 오 후보가 사실상 보수 몰락의 덤터기를 썼다.
2000년 16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데뷔할 때 오 후보는 스타 변호사 출신 정치인으로 주목받으며 승승장구했다. 2010년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떠오르는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이듬해 무상급식 파동으로 오 후보의 정치 인생도 ‘잃어버린 10년’에 진입하고 말았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오 후보가 “마음의 빚, 자책감을 가지고 살아왔다”고 수차례 언급한 이유도 이런 트라우마 때문이다.
오 후보는 과거 10년 내내 도전과 재기의 노력을 멈추지 않았으나 정치적 여건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016년 총선에선 서울 종로구에서 5년 만에 재기를 노렸지만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패했고 2017년 대선 정국에선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사이를 오가다 보수 진영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실패했다. 2019년 자유한국당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선 황교안 전 대표에게 무릎을 꿇었고 지난해 총선 땐 ‘자객공천’된 정치 신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에게 또 패했다. 모든 도전이 패배로 끝나자 측근조차도 그에게 “이제 정계를 은퇴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는 조언을 건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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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후보의 서울시장 탈환이 성공하면서 당내에선 그가 단숨에 차기 대선주자 1위로 올라서 차차기 대선을 노려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당장 내년 지방선거 재선 외에 다른 선택지는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한편 오 후보와 부산시장 당선이 유력한 박형준 후보 모두 서울 대일고와 고려대 출신으로 박 후보가 오 후보의 1년 선배인 점도 정치권에 회자되고 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박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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