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조지아주, 바이든에 “SK배터리 금수 안돼”… LG, 조지아주에 “현지 SK공장 인수할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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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일자리 충격” 거부권 호소
LG “주민 생업 지키려 모든 준비”
SK “공장 인수-운영 불가능” 반박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인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 주정부와 함께 조지아주 공장이 창출할 일자리 2600개를 잃을 수 있다며 대통령 거부권 호소에 나서자 이를 견제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마감일’을 한 달여 남기고, 양측의 배터리 전쟁이 조지아주에서 불붙는 형국이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지역 언론인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10일 LG에너지솔루션은 김종현 사장 명의로 라파엘 워녹 조지아주 상원의원에게 편지를 보냈다. LG가 조지아주에 직접 배터리 공장을 세우거나,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 인수에 참여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 사장은 워녹 의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LG는 조지아 주민들과 노동자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 외부 투자자가 SK의 공장을 인수한다면 LG가 이를 운영하는 데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는 점을 고려할 때 다수의 투자자와 제조업체가 SK 공장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가 워녹 의원에게 편지를 보낸 것은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으로 조지아주 지역에서 일자리 우려가 커지자 이를 불식시키고, SK의 미 대통령 거부권 행사 노력을 견제하기 위한 취지라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미국에 5조 원의 투자도 밝힌 상태다.

지난달 ITC는 SK와 LG의 영업비밀침해 소송에서 LG의 손을 들어주며 SK에 10년간 배터리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미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고, ITC 결정의 효력이 발생하면 SK이노베이션 조지아주 공장 가동 여부가 불투명해진다.

SK이노베이션과 조지아 주정부는 SK이노베이션이 3조 원을 투자한 제1·2공장이 총 26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소송으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조지아주 여론은 SK를 지지해 왔다.

SK이노베이션은 LG가 자신들의 미국 지지 기반인 조지아주에서 투자를 언급하자 “주요 자동차 회사에서 쓰기로 한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을 다른 누군가가 인수해 새롭게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주 공장에선 폭스바겐과 포드용 배터리를 양산하기로 돼 있다.

이어 “LG가 미 배터리 공급망을 독점하는 것은 미국이 중국을 따라잡기 위한 노력에서 퇴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달 조 바이든 미 정부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 4가지 필수 품목에 있어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등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행정명령을 언급한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필수품의 독점이 미국의 공급망 안전성을 저해한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은 특히 조지아 주정부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가 ITC 결정을 거부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미 외신에 따르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 12일에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은 조지아주에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상태다.

배터리 업계에선 대통령 거부권 행사 마감일인 4월 11일까지 양측의 총력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은 이달 초 ITC 결정 이후 처음으로 한 차례 접촉했지만 서로 간 제시안의 간극만 확인한 상태다.

김현수 kimhs@donga.com·김예윤 기자
#조지아주#바이든#sk배터리#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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