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국무·국방 첫 순방국은 韓日… 中 견제전선 구축 시작됐다

동아일보 입력 2021-03-06 00:00수정 2021-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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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이달 중순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일본 언론은 두 장관이 일본 외상·방위상과의 ‘2+2 회담’을 열 계획이며 이후 한국 방문도 검토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외교안보팀의 두 수장이 나란히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동북아의 동맹국을 선택한 것이다.

두 장관의 동북아 순방은 동맹들과 함께 중국 견제라인을 구축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다. 백악관이 3일 안보전략지침에서 내건 최우선 정책도 중국에 대한 정면 대응이었다. 미중은 이제 협력이 아닌 경쟁, 나아가 적대적 대결도 해야 하는 관계임을 공식화했다. 여기에 두 장관은 중국의 코앞에서 동맹과 스크럼을 짜고 경고장을 날리는 행보를 준비하는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작된 전략경쟁의 수준을 넘어 국제질서의 주도권 경쟁, 나아가 패권경쟁까지 벼르는 분위기다. 그 근저에는 경제적·군사적으로 급부상한 중국이 조만간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백악관 지침도 ‘전 세계 힘의 분포 양상이 바뀌면서 새로운 위협이 생겨나고 있다’며 중국 위협론을 부각했다.

이런 미중 경쟁은 가뜩이나 왜소해진 한국 외교를 더욱 구석으로 내몰고 있다. 정부는 미중 갈등이 북핵 문제에 미칠 영향에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그럴수록 한미 간 이견은 커질 뿐이다. 거대한 국제질서 변화가 예고된 터에 마치 중립국이라도 되는 듯 처신할 수는 없다. 중국이 최대 교역국으로 무시할 수 없는 경제 파트너지만, 그렇다고 안보동맹이자 가치동맹인 미국과 동급이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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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는 앞으로 중국이 아닌 미국이 글로벌 어젠다를 설정하겠다고 천명했다. 비록 ‘룰 세터(rule setter·규칙 제정자)’는 못 되더라도 선택의 여지도 없는 수동적 ‘룰 테이커(rule taker·규칙 수용자)’가 돼선 안 된다. 한미일 3각 공조든, 인도태평양 전략이든 첨예한 미중 대결의 단층선이 아닌 영역부터 과감히 참여해 우리 외교의 공간을 넓혀야 한다. 그래야 북핵 문제에도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미국#중국#일본#한국#동북아 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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